[증권가사람들] (15) 정보맨 <2>..풍문속 진실캐기 늘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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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증권사 투자분석부 L대리.
6년의 짧은 증권맨 경력이지만 이 기간동안 정보분야에서만 일한 발빠른
정보맨.
증권당국이 풍문단속에 나서면서 때아닌 휴가시즌을 맞았지만 연일
신문에 보도되는 단속활동을 보는 기분만큼은 그리 유쾌하지 않다.
얼마지나지않아 몇건인가의 단속실적이 나올 것이고 익히 알고있는
정보맨들중 "재수없는"사람이 걸려들 것이라고 L대리는 생각한다.
정보와 풍문,사실과 허위 사이에서 방황해온 그의 생각으로는 적어도
우리나라 기업풍토하에선 모든 것이 장님 코끼리 더듬기식일수 밖에
없고 그래서 정보활동이 요청된다.
실제로 재무제표로는 멀쩡한 기업들이 하루아침에 부도로 쓰러지고
회사측의 공식 정보확인절차인 기업공시는 번번이 거짓말로 판명되기
일쑤다.
"그래서 정보수집과 가공및 전파활동은 증권시장이 존재하는한
증권계의 필수적인 업무"라고 L대리와 그의 정보멤버들은 항변하고
있다.
대표적인 실례가 지난해 최고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던 대영포장.
3천원대에 머물러있던 이 종목을 개발했던 장본인은 T증권 투자분석부의
정보담당 K대리.
무공해포장박스 개발설을 확인하기 위해 정보라인을 총동원했고 기업
방문까지 몇차례 실시한 끝에 두루뭉실하던 풍문을 산뜻한 정보로
가공해냈다.
K대리는 3천원짜리 주식이 3만원까지는 올라갈 것으로 큰 소리쳤고
결과는 7만원까지 올라 94년의 히트종목이 됐다.
물론 일부 작전세력이 붙어 오해를 사기도했지만 정보활동에서만큼은
완벽했다고 K대리는 자부하고 있다.
올해초 무더기 구속사태를 몰고온 부광약품은 또다른 경우.
D증권 정보팀의 P대리는 부광약품 작전세력의 전모를 파악해내 이를
영업에 활용한 케이스.
"검찰수사로 된서리를 맞기는 했지만 적어도 그순간까지는 부광약품
주가움직임을 손바닥위에서 볼수 있었다. 정보맨으로서는 최선을 다한
셈이다"
P대리는 풍문의 사실여부보다 특정풍문의 존재와 확산과정을 파악하는
것이 정보맨의 더욱 중요한 기능이라고 지금도 믿고있다.
"화요회" 멤버이기도한 H증권 K대리는 "풍문의 진실여부는 부차적인
문제고 남보다 한발먼저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 정보활동의 기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K대리는 확인된 정보는 아예 정보가 아니라고까지 강조한다.
증권정보계통의 전문가로 명성을 날리다 지금은 지점장으로 활동하는
L증권 O부장. 그는 악성루머조차도 필요하다고 드러내놓고 주장하는
몇 안되는 사람중의 하나다.
"악성루머일수록 확인되지 않는다. 부도설같은 것을 어떻게 확인하나.
그렇다고 부도가 일어나지 않은것도 아니지 않는가. 10건의 부도설이
번지고 그중 1건이 사실로 판명되더라도 정보활동은 대성공이다"고
O부장은 목소리를 높인다.
H증권 Y전무도 비슷한 주장을 펴고있다.
Y전무는 기업들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정보에만 의존할 경우 증권
투자자는 결국 대주주와 회사측에 놀아나게 될 것이라며 정보활동을
옹호하고 있다.
물론 모든 정보맨들이 정보제일주의식 사고를 갖는 것은 아니다.
80년대 정보계통을 주름잡았던 이 Y전무는 "정보에 능한자 정보에
넘어진다"는 격언을 새겨둘 필요가 있다며 기본적 분석 그다음에
정보라고 강조하고 있다.
< 박기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0일자).
6년의 짧은 증권맨 경력이지만 이 기간동안 정보분야에서만 일한 발빠른
정보맨.
증권당국이 풍문단속에 나서면서 때아닌 휴가시즌을 맞았지만 연일
신문에 보도되는 단속활동을 보는 기분만큼은 그리 유쾌하지 않다.
얼마지나지않아 몇건인가의 단속실적이 나올 것이고 익히 알고있는
정보맨들중 "재수없는"사람이 걸려들 것이라고 L대리는 생각한다.
정보와 풍문,사실과 허위 사이에서 방황해온 그의 생각으로는 적어도
우리나라 기업풍토하에선 모든 것이 장님 코끼리 더듬기식일수 밖에
없고 그래서 정보활동이 요청된다.
실제로 재무제표로는 멀쩡한 기업들이 하루아침에 부도로 쓰러지고
회사측의 공식 정보확인절차인 기업공시는 번번이 거짓말로 판명되기
일쑤다.
"그래서 정보수집과 가공및 전파활동은 증권시장이 존재하는한
증권계의 필수적인 업무"라고 L대리와 그의 정보멤버들은 항변하고
있다.
대표적인 실례가 지난해 최고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던 대영포장.
3천원대에 머물러있던 이 종목을 개발했던 장본인은 T증권 투자분석부의
정보담당 K대리.
무공해포장박스 개발설을 확인하기 위해 정보라인을 총동원했고 기업
방문까지 몇차례 실시한 끝에 두루뭉실하던 풍문을 산뜻한 정보로
가공해냈다.
K대리는 3천원짜리 주식이 3만원까지는 올라갈 것으로 큰 소리쳤고
결과는 7만원까지 올라 94년의 히트종목이 됐다.
물론 일부 작전세력이 붙어 오해를 사기도했지만 정보활동에서만큼은
완벽했다고 K대리는 자부하고 있다.
올해초 무더기 구속사태를 몰고온 부광약품은 또다른 경우.
D증권 정보팀의 P대리는 부광약품 작전세력의 전모를 파악해내 이를
영업에 활용한 케이스.
"검찰수사로 된서리를 맞기는 했지만 적어도 그순간까지는 부광약품
주가움직임을 손바닥위에서 볼수 있었다. 정보맨으로서는 최선을 다한
셈이다"
P대리는 풍문의 사실여부보다 특정풍문의 존재와 확산과정을 파악하는
것이 정보맨의 더욱 중요한 기능이라고 지금도 믿고있다.
"화요회" 멤버이기도한 H증권 K대리는 "풍문의 진실여부는 부차적인
문제고 남보다 한발먼저 정보를 입수하는 것이 정보활동의 기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K대리는 확인된 정보는 아예 정보가 아니라고까지 강조한다.
증권정보계통의 전문가로 명성을 날리다 지금은 지점장으로 활동하는
L증권 O부장. 그는 악성루머조차도 필요하다고 드러내놓고 주장하는
몇 안되는 사람중의 하나다.
"악성루머일수록 확인되지 않는다. 부도설같은 것을 어떻게 확인하나.
그렇다고 부도가 일어나지 않은것도 아니지 않는가. 10건의 부도설이
번지고 그중 1건이 사실로 판명되더라도 정보활동은 대성공이다"고
O부장은 목소리를 높인다.
H증권 Y전무도 비슷한 주장을 펴고있다.
Y전무는 기업들이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정보에만 의존할 경우 증권
투자자는 결국 대주주와 회사측에 놀아나게 될 것이라며 정보활동을
옹호하고 있다.
물론 모든 정보맨들이 정보제일주의식 사고를 갖는 것은 아니다.
80년대 정보계통을 주름잡았던 이 Y전무는 "정보에 능한자 정보에
넘어진다"는 격언을 새겨둘 필요가 있다며 기본적 분석 그다음에
정보라고 강조하고 있다.
< 박기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