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낙하산인사인가"

29일 증권업협회임시총회를 지켜 본 사람들의 반응이다.

더욱이 낙하산타고 내려 온 사람의 경력을 접하게된 증권계사람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반응들이다.

새로오는 사람이 증권업과는 전혀 무관한 입법부에서만 지내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의 국제화와 선물시장개설등의 전문화가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증권업협회는 업계에 변화를 불어넣는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기대를 안고 있다.

정부가 업계를 대표하는 증권업협회등 민간단체에 많은 권한을 이양
하고 있는 것도 그같은 기대에 부응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있는 증권업협회에 문외한인사를 낙점해 보낸 정부의
결정은 업계자율성을 강조해 온 기존의 입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내정자의 경력을 이유로 이날 아침까지도 재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협회와 업계관계자들의 반대를 묵살하고 정부가 이번 인사를
강행 한 것은 전형적인 횡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들.

더욱 가관인 것은 정부가 이날 아침까지도 추천인사의 이름석자조차도
통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의 이같은 안하무인격의 인사횡포는 최근 일부 임원을 교체한
증권전산의 경우에서도 드러났다.

이사회를 불과 한시간을 남겨두고야 새로 임명될 내려올 사람의
이름을 통고했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같은 일련의 무리한 인사를 두고 증권가는 "자율화는
자율화고 "아직도 칼자루는 내 손에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자조의 사시를 보내고 있다.

<이근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