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대우가 각각 색깔있는 마케팅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데는
이들 3사의 리더들이 그만큼 강한 "개성"의 소유자라는 데서 찾을
수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우선 3사 최고경영자들의 "출신 배경"이 구분점을 제공해준다.

정통 엔지니어출신인 삼성전자 김광호부회장과 대우전자 배순훈회장은
각각 최고가제품(월드베스트) 중간대제품(미들엔드)등 뚜렷한 한가지
방향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경영관리로 잔뼈를 굵힌 철학도 출신의 이헌조LG전자회장이
양가적 측면을 동시 포용하는 "바이폴라"를 표명하고 있다는 점은
흥미있는 대목이다.

이회장은 올초 "바이폴라"를 새로운 기술개발및 경영이념으로 선포
하면서 "손등과 손바닥중 어느 것이 더 가치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처럼 모든 제품은 나름대로 쓰임새가 있고 이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LG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배회장은 이와 정반대되는 "미들엔드"를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그의 경영지론에 빗대 추구하고 있다.

지난 2월말 투자분석가들을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에서 "제품은
근본적으로 기본기능에 충실해야 한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이같은 기본 품질과 기능이 충실하기를 바라는
중산층에 속해있는 만큼 이들을 겨냥한 상품개발과 판매에 경영의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트레이드 마크인 "탱크주의"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김부회장은 지난해 월드베스트 마크를 도입하면서 "이는 자부심의
표현이다.

우리가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상품에만 이 마크를 붙여 판매하겠다"
며 "제일주의"를 추구하는 삼성의 경영풍토에 기술자출신으로서 자신의
자존심을 접목할 것임을 강조했다.

< 이학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