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투자하자니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살아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주식에 투자하자니 리스크(위험)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

이런 사람들은 흔히 "골드뱅킹"으로 일컬어지는 "금"투자를 한번 고려해
볼만 하다.

골드뱅킹은 이미 미국 일본등 선진국에선 주식과 부동산에 이어 제3의
투자수단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국내에서도 극히 초보적이나마 골드뱅킹이 실시되고 있다.

물론 아직은 "금지금"(골드바)으로 불리는 금괴를 직접 판매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은행이 금괴를 재매입해주지 않을뿐만 아니라 통장이나 증서를 통한
매매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그러나 앞으론 단계적으로 진정한 골드뱅킹이 이뤄질 것이란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특히 현재 금을 수입해 팔고 있는 (주)선경과 LG금속에 이어 (주)쌍용
삼성물산 (주)대우등도 금판매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골드뱅킹은
빠른 시일내에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금의 구입요령등을 살펴본다.

<> 구입처 =외환은행과 제일은행 영업점에서 살수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주)선경이 수입한 금의 판매를 대행하고
있다.

제일은행은 지난13일부터 LG금속의 금을 판매해주고 있다.

그러나 두 은행의 모든 영업점이 골드바를 판매하는건 아니다.

외환은행은 본점외환부를 비롯 강남역 대치동 방배동 소공동 신촌
압구정동 잠실 충무로 부산 광주 대구 인천 대전지점등 24개 영업점에서
골드바를 팔고 있다.

제일은행은 영업1부 서소문 여의동중부 서여의도 무역센터 용산 이촌동
동교동 명동 부산부전동 전주지점등 50개 영업점에서 금판매를 취급하고
있다.

두 은행은 앞으로 판매실적을 보아가며 취급영업점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조흥은행도 빠르면 다음달부터 (주)쌍용과 판매대행계약을 맺고
20개지점에서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금 판매를 계획하고 있는 다른 종합상사들도 은행을 통한 금판매를
예정하고 있어 올해안에 대형은행은 대부분 금을 판매할 전망이다.

<> 종류 =외환은행은 1g 2g 5g 10g 20g 50g 100g 250g 500g 1 짜리등
총10가지를 판매하고 있다.

각 금괴에는 금괴번호 제조업체마크 중량 검사기관 순도등이 표기돼
있으며 모두가 직육면체형태를 띠고 있다.

제일은행이 판매하는 금괴는 총14가지다.

3.75g(1돈) 7.5g(2돈) 11.25g(3돈) 18.75g(5돈) 37.5g(1량) 3g 5g
10g 30g 50g 100g 300g 500g 1 짜리등이다.

외환은행에 비해선 종류가 더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은 셈이다.

<> 가격 =수입가격과 국제금시세 부가가치세 마진등이 종합고려돼
결정된다.

외환은행은 매일 창구에 금판매가격을 고시한다.

25일 고시된 가격은 1g짜리가 1만6,027원,50g짜리가 64만1,300원 1kg
짜리가 1,186만9,000원이다.

1kg짜리의 경우 3월중 최고가는 1,230만9,000원이었다.

최근 금시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 금을
구입해놓으면 유리하다.

제일은행은 판매가격을 매일 변경하지는 않는다. 국제시세등에 큰
변화가 있을때 유동적으로 변경하고 있다.

현재는 지난13일 고시된 금액이 계속 적용되고 있다. 3.75g짜리의 경우
5만500원이고 1kg짜리는 1,169만8,000원이다.

<> 품질 =두 은행 모두 순도 999.9의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외환은행은 국제적 골드뱅크로 유명한 스위스은행으로부터 직수입한
금을 판매한다.

금을 구입할때는 반드시 스위스은행이 발행한 보증서를 발행해준다.

제일은행은 세계적인 금품질 보증기관인 런던귀금속시장협의회(LBMA)
에서 순도를 보증한 인증서를 첨부해주고 있다.

인증서는 순도 품질검사 분석검사를 통과한 금에만 발급되는 만큼
시중에 유통되는 금과는 달리 확실한 품질을 보장하고 있는 셈이다.

<> 전망 =지금은 은행에서 단순히 금을 직접 구입할수 있을 뿐이다.

현금을 주고 금을 사서 본인이 보관하거나 은행의 대여금고를 이용
해야만 한다. 은행에 다시 팔수도 없다.

그러나 앞으론 상당히 편리해질 전망이다.

외환은행과 제일은행은 앞으로 금증서나 순금적금 순금신탁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금실물을 보관하지 않고도 통장이나 증서를 통해 금을
매매할수 있다.

물가가 상승,돈값이 떨어지면 금을 사둘수도 있고 반대의 경우엔
금을 자유롭게 팔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금은 말그대로 재테크의 주요 수단이 된다.

특히 국제시장에서 금은 통화처럼 24시간 거래되고 그 가치가 인정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고려해볼만 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