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뤼셀=김영규특파원 ]유럽연합(EU)은 22일 오는 31일로 예정된 일본의 일
괄적시장개방 5개년계획 발표를 9일 앞두고 일본측에게 개방폭을 지금까지 시
사된것 이상으로 넓히도록 압력을 강화했다.

또한 유럽 주류메이커들은 이날 일본이 주류수입을 위한 시장개방을 거부하
고있다면서 이 문제를 세계 무역기구(WTO)를 통해 해결해 주도록 EU 집행위원
회에 촉구했다.
리언 브리튼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일본측 개방계
획에 관한 잠정보고를 예비적으로 검토한 결과 "EU의 많은 중요한 요구사항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실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EU 당국자들은 이날 일찍 도쿄에서 개최된 일본과 EU 무역관리들간
의 회담에 뒤이어 발표된 이 성명이 브리튼 위원이 2주전 코노 요헤이(하야
양평) 일외상에게 보낸 서한의 내용보다 부드럽다는 점을 지적하고 "우리는
일본이 우리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용의가 있다는 일부의 징조에 접하
고 있으며 그들은 더많은신축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리튼 위원은 2주전의 서한에서 일본의 시장개방계획이 만족할만한 것이
못될 경우 일본과의 관계개선에 관한 이달초의 EU 제의가 허사가 될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는데 EU 당국자들은 이같은 경고가 아직도 배경에 깔려 있다면
서 "우리의 최종적 반응은 5개년계획의 내용이 어떤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 주류제조업자연합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일본이 진과 보드카
에대해 일본산 소주보다 2~3배나 많은 세금을 부과하고 브랜디와 위스키에 대
해서는 7배나 많이 부과하고 있다면서 일본이 모든 주류에 대해 소주와 같은
수준의 세금을부과하는 시장개방의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기때문에 "우리는
EU 위원회가 이 문제를 WTO의 분쟁조정절차를 통해 해결해 주도록 요청할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