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소동으로 정부의 자본시장 핵심 정책 과제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증권가 의견이 나왔다.4일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독단적인 행보로 평가되는 이번 조치로 인해 국내 정치 리스크(위험)이 부각됐다"며 "비상 계엄 직후 환율과 한국 증시 추종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들이 간밤 변동성을 키웠던 만큼 오늘 우리 증시에서도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을 동반한 단기 고변동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실제로 오전10시2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약 2700억원, 500억원 매수 우위인 반면 외국인이 3300억원가량 매도 우위다.김 연구원은 이번을 계기로 윤 정부 주도 정책으로서의 '밸류업 정책'이 추진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그는 "가뜩이나 정책 추진 동력이 돼야 할 법안 개정 필요 안건들이 계류 중이던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현 정권의 리더십과 정권 유지 여부에 대해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라며 "정책 추진 주체이자 동력을 상실할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이어 "밸류업 프로그램의 롤모델 격인 일본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에는 앞서 10년간의 기업 지배구조 개정 노력이 이어져 왔다"며 "연속성 있게 장기간의 노력을 들여야 안착이 가능한 정책 과제가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도 한국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오랜 과제로 삼아왔기에 정책 성격 자체가 크게 바뀔 가 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부연했다.하지만 큰 틀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도 남겨뒀다. 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후폭풍에 대해 "실물경제 충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24시간 경제·금융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수출에도 차질이 발생하지 않게 관계기관과 철저하게 챙기겠다"고 밝혔다.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경제관계장관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 경제와 기업의 경영 활동, 국민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경제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이어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국제신용평가사, 미국 등 주요국 경제 라인, 국내 경제단체, 금융시장 등과 긴밀히 소통하고 신속하게 상황을 공유하겠다"고 강조했다.아울러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지금 우리 경제의 안정을 위해 국민, 기업, 정부 모두가 합심하는 게 중요하다"며 "투자·고용·소비가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각자의 영역에서 경제 활동을 이어나가주길 바란다"고 했다.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금융주가 장 초반 동반 약세다.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이탈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주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4일 오전 10시9분 현재 KB금융은 전 거래일보다 5800원(5.73%) 내린 9만5400원을 기록 중이다. 이밖에 하나금융지주(-5.76%), 신한지주(-4.61%), BNK금융지주(-4.38%), JB금융지주(-3.28%), 우리금융지주(-3.20%), DGB금융지주(-1.50%) 등도 일제히 하락 중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밤 전국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이후 6시간여 만인 4일 새벽 국회 의결로 해제됐다.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