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패션이 세계에서 각광받을 길은 무엇일까.

일본 출신으로 유럽패션계를 주름잡는 겐조나 이세이 미야케같은
유명디자이너를 키우는 것뿐이라는 것이 패션관계자들의 공통된
답이다.

파리프레타컬렉션 참가는 패션디자이너들의 세계무대 진출 노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96추동파리프레타포르테컬렉션"(13~22일)의 한국측 참가자는 진태옥
이신우 이영희 홍미화씨등 4명.93년봄 처음 진출한 이신우 이영희씨가
5번째,진태옥 홍미화씨가 4번째로 모두 현지언론및 패션계의 상당한
호응을 받고 있다.

이영희씨는 13일 패션쇼를 열었고 나머지 세사람은 22일 개최예정.
한복디자이너 출신으로 현란한 색감의 실크와 백색의 모시를 주로
써온 이영희씨는 특유의 한복선을 응용한 옷들을 선보였다.

발표작은 남성한복의 깃을 원용한 수직실크 재킷등 100여점.은은한
광택의 실크류에 누비처리를 많이해 귀족적인 느낌을 강조했다.

지난시즌 십장생수와 전통민화 프린트등 지극히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한 옷들을 내놓은 진태옥씨의 이번시즌 주제는 "빛과 그림자".30년대
복고풍여성미를 부각시킨 작품 100여점을 선보인다.

기존의 슬림라인을 그대로 살리고 소재는 울.폴리에스테르.가죽을
다양하게 사용한다.

인공적 현대감각의 메탈이 포인트. 지난해봄 1500년전 고구려벽화에서
모티브를 딴 독특한 의상을 내놓은데 이어 가을에는 다시 "글래머와
유머"주제의 의상을 함께 발표,주목을 끈 이신우씨는 이번에 "은하수와
마녀"라는 주제의 실험성 두드러진 작품 80점을 출품한다.

어깨는 좁고 허리에서 맞았다가 날씬하게 퍼지는 세미A라인이 주종.
골목길에서 뛰노는 꼬마들의 색동옷같은 느낌의 옷들을 선보여온
홍미화씨는 "마음으로 입는 옷"이라는 주제아래 50여점을 내놓는다.

동화적이며 따뜻한 감각은 그대로 살리되 베이지계열의 옆트임 긴치마와
짧은니트등을 선보인다.

이들은 이달말 각각 귀국패션쇼를 갖는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