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업체들이 일본내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미국산으로 위장,미일반
도체협정에 따른 일본내 외국산 반도체의 시장점유율을 과장해온 혐의가 드
러나면서 미국검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따라 미국과 일본간에 또 한차례의 거센 "반도체 전쟁"이 일어날 조짐
이어서 한국업계에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15일 업계가 입수한 미국 샌호세 머큐리뉴스지 최신 보도(14일자)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 검찰청은 이같은 혐의사실과 관련,자체
수사에 착수하는 한편 미연방 관세청에 공조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반도체업계 관계자들은 미일간 반도체마찰이 재현될 경우 <>양국업계가
다투는동안 세계최대 시장인 미국에 대한 한국의 추가 수출기회가 생길 것이
며 <>일본이 외국산을 위장한만큼을 추가로 외국에서 수입해야 하는만큼 대일
수출기회도 대거 확대되는등 2중의 반사이익이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본의 반도체시장은 지난해기준 2백99억달러여서 이중 5%만 추가 개방되도
약 15억달러의 추가 수출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일본업체들이 혐의를 받고 있는 원산지 위조행위는 과거 도시바사가 자행
해 물의를 빚은바 있어 일명 "도시바 해법"으로 불리고 있다.

미국은 대일반도체 무역역조가 심각해지자 지난 86년 일본과 미일반도체
1차협정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 91년 협정내용을 보완,일본내 외국산
반도체의 시장점유율을 20%이상 유지토록 한다는데 합의했었다.

이같은 협정에 따라 지난해 외국산 반도체의 일본시장 점유율이
22.4%를 기록사상 최고치에 달한 것으로 미반도체협회(SIA)가 최근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처럼 높은 외국업체들의 일본시장 점유율이 "도시바 해법"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미일간에는 심각한 통상마찰과
함께 일본의 반도체시장 추가 개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샌호세이 머큐리뉴스지는 미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있는 마이크로파워
시스템사가 일본의 한 생산업체와 결탁,일본에서 생산된 반도체를
미국산으로 위조해 공급했다고 시인함으로써 이 문제가 불거져나왔다고
밝혔다.

< 이학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