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에서 엔화가치가 급격히 상승,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문가들은 엔고로 인해 국내주식시장에는 외국인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보다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일단 투자자들이 엔고현상에 따른 유망종목을 따져보기
전에 국제금융시장이 보이고 있는 구조적인 변화를 파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구조적인 변화란 한마디로 투기성격이 강한 단기유동성자금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추계에 따르면 전세계의 하루평균 자본거래액
1조달러중 4천4백억달러정도가 이같은 투기자금이다.

중앙은행하면 어느나라에서나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중앙은행들이 달러방어에 나서도 맥없이 "1달러=90엔"이 무너지는
상황은 결국 투기자금의 비중이 그만큼 커졌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금융체계가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변하면서 환율변동폭은
3-4배정도나 확대됐다.

이에 따른 예기치못한 피해를 막기위해 각종 금융파생상품들이
생겨났다.

최근에 발생한 베어링스은행의 파산은 금융파생상품중의 하나를
투기적으로 사용하다가 당한 경우에 해당된다.

엔화의 최고치경신,베어링스은행의 파산은 물론이고 길게는 미국
오랜지카운티의 파산등이 한결같이 단기유동성자금의 비중확대에
따라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초엔고이후 단기유동성자금들은 어디로 튈 것인가하는
문제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우선 나타나게 될 자금의 항로는 상품시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엔-달러거래에서 이익을 본 사람이나 손해를 본 사람이나 서서히 시장을
이탈,자산가치의 보전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귀금속을 비롯한 상품시장에
몰리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나 뉴욕상업거래소(NYMEX)등의 금 백금등 가격은
이미 달러하락에 의한 자산가치하락에 대응하려는 투자자금들이 유입,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 유럽금융시장으로도 몰려들어가 유럽통합을 위해서 진행되고 있는
유럽환율조정체계(ERM)를 교란시키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인위적으로 유럽각국의 통화가치를 일정율로 조정해나가는 ERM체계에는
실물경제와 비대칭되는 부분이 많아 투기장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상품시장등으로 들어간 국제유동자금들은 투자를 하고있다기
보다 "쏘나기를 피해가듯"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 상황으로 진단되고
있다.

오래지않아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나서게 되고 이때는 각국경제.시장의
펀더멘탈할 측면을 주목하게 된다.

한국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은 얼마나 된다고 볼 수있는가.

이를 수치로서 보여준다는 것은 문제성격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을 준비하고 있다.

김영삼대통령의 프랑스방문시 지적등을 감안할 때 이달말쯤에라도
가입신청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의 한상춘선임연구원은 "OECD가입을 위해 가장 중요한
대비사항은 자본자유화이며 가입신청은 곧 외국인투자한도가 조만간
확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한연구원은 이같은 경제상황을 갖고 있는 한국시장이 투자처를 찾는
국제금융자금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종목당12%에 머물러있는 외국인투자한도는 조만간 15%,가입직전
에는 최소한 20%정도로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외국인투자가들의 매도우위가 이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금리수준
이나 경제성장속도 인플레등을 감안할 때 한국시장은 새로운 투자처로
손에 꼽힐 수밖에 없다고 분석되고 있다.

더구나 초엔고로 인한 실물경제에서의 반사이익과 환차손도 외국인자금을
유혹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한국경제는 산업별로 이익을 보게 되고 기업별로
환차손이 늘어나게 된다.

이같은 움직임이 곧 투자를 통한 수익제고의 가능성을 말해준다는
설명이다.

<박재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