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은 영화상영.일요일엔 노래방오픈" 지역문화센터의 프로그램이
아니다.

가전제품 판매를 "본업"으로 하는 지역대리점이 고객을 상대로 실시하고
있는 서비스프로그램이다.

경기도 군포시 삼성전자 산본대리점(사장 인근철)이 바로 "이색영업"의
주인공이다.

이 지역 주민들중 이 곳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보통의 대리점과는 다른 이색 서비스를 실시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산본대리점은 요일별로 각기 다른 내용의 기획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월요일에는 냉장고 TV 세탁기 등의 가전제품중 기획모델을 선정해
공장도 가격에 판매한다.

화요일은 과거 구입한 제품보증서를 지참하고 찾아온 고객에게 선물을
주는 "기념품 증정"의 날이다.

수요일에는 지역주민들을 찾아다니며 사전서비스를 실시한다.

다른회사 제품도 포함된다.

목요일과 금요일은 주부대상 무료 요리강습회와 비디오 영화상영의
시간을 갖는다.

토요일에 대리점을 방문한 손님에게는 제품구매에 상관없이 빨간장미
한송이 씩을 선사한다.

뭐니뭐니 해도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일요일에 열리는 가수왕
선발대회다.

노래방기기로 90점이상의 높은 점수를 획득한 고객에게는 공장도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한다.

노래도 즐기면서 싼 값으로 제품을 구입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것 뿐 아니다.

지역주민들에게 시외전화나 팩스는 언제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비가 올때 우산이 없는 사람은 누구든 들어와 우산을 빌려갈 수도
있다.

가히 기존대리점의 개념을 바꾸어 놓을 정도로 파격적인 고객서비스다.

작년 10월에는 가수 "수와진"을 초청해 심장병 어린이 돕기 자선공연을
개최하기도 했다.

얼핏 보기에는 엄청난 "코스트"가 소요되는 적자사업일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지난해 3월 인사장이 대리점을 인수할 당시 7천~8천만원에 불과했던
월매출액이 올들어 1억8천~2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고객밀착형"서비스가 비약적인 매출신장이란 결실로 나타난 것이다.

인사장은 이에 대해 "먹고 살기 위해 그저 열심히 일하다 보니
매출이 늘어난 것 같다.

요일별 기획행사는 부진했던 매출실적을 어떻게 하면 끌어올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 고안한 것"이라며 "고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대리점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 주효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걸레질과 같은 대리점청소는 앞장서서 하면서 직원들에게
서비스정신을 체득하게 만들만큼 직업정신이 투철한 사람으로 소문나
있다.

< 김재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