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신설을 둘러싸고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이 서로 신경질적인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에서 제2금융권 금융기관들에
"금융감독원설립이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이란 자료를 보내 화제.

한은은 이 자료에서 금융감독원이 설립될 경우 금융기관들에게 3가지
불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설명. 한은은 우선 금융감독원의 고압적이고
경직화된 검사자세로 인해 금융기관에 대한 위규적발 문책이 가중될
것이라고 경고.

이는 금융기관에 대한 각종 인허가권과 경영지도기준 설정등 주요
감독권을 재경원에서 직접 관장함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사후검사만
전담하는 검사기관으로 전락할 것이기때문이란 논리의 연장이다.

결국 금융기관입장에서는 검사받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란게 한은의
진단.

한은은 또 금융감독원이 생긴다해도 최종적 자금공급기관인 한은이 어떤
형태로든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검사권을 가질수 밖에 없는 만큼 금융기관
에 대한 감독권이 이원화돼 검사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주장.

마지막으로 한은은 금융기관의 경비인상가능성을 지적.

현재 은행감독원의 운영경비는 대부분 한은의 수익으로 충당하고 있어
금융기관에서 받는 수수료가 미미한 편.

그러나 정부기관인 금융감독원에 대해서는 정부와 한은의 출연이 사실상
곤란한 실정이어서 금융감독원이 독립될 경우 금융기관의 출연료와
검사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한은의 자료를 받은 금융기관들은 "은감원의 독립에 반대하는 한은의
입장이 이해는 가지만 무슨 비밀운동 하듯 협박조의 유인물을 비공식적
으로 돌리는 것도 문제"라고 한마디씩.

<육동인.정구학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