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대유증권 경제연구실장>

불과 몇년전만 하더라도 뉴욕 다우존스지수가 올랐느니 동경 니케이지수가
내렸느니 하는 기사가 일반투자자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그러나 자본시장개방으로 외국의 증권회사가 우리나라에 지사를 설치하여
본격적으로 국내 상장기업의 주식에 투자를 하게 되고 우리나라의
증권회사도 세계의 주요 금융중심지에 지사 또는 현지법인 형태로 진출하는
등 상품거래나 은행간 거래뿐 아니라 주식거래에 있어서도 인위적인
국경선의 의미가 절차 퇴색함에 따라 증권시장 상호간에 영향력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여 주요국의 주식시장 동향이 국내 증시를 좌우하는
하나의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다시말해 전세계의 자본시장이 거대한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는 과정에
놓여 있으며 자본시장 개방화의 정도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각국의 주식시장이 서로 다른 나라의 주식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는 말이다.

더구나 UR타결이후 96년의 OECD가입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의 세계화
개방화 추세는 주식시장에 있어서 세계 주요증시와의 동조화현상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선물거래에 있어서는 전세계 어느곳에서든지 24시간 거래할수
있는 전산매매시스템 GLOBEX 시스템이 지난 92년6월부터 본격 가동되어
운용되고 있기는 하다.

이번에 영국 베어링 증권이 싱가포르 자회사인 "베어링선물"의 파생상품
투자실패로 인한 베어링그룹의 파산도 즉각적으로 세계 주요국 증시를
강타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마저 곤두박질치게 하는등 후유증이
쉽사리 가라 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베어링그룹의 파산은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자본시장의 개방폭이 크지
않고 선물이나 옵션등 파생상품의 거래제도가 시행되고 있지 아 파급
효과가 다른 서진국들에 비해 그나마 작을 것으로 보이지만 멕시코
페소화의 급락사태이후 그렇지 않아도 고조되어 있는 국제금융시장의
위기감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악재로
잠복해 있을 가능성이 많다.

이렇듯 울타리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세게 증시와 또 이에따른 상호
영향력을 감안할때 개방의 폭을 확대해 나가며 선물거래제도의 도입을
앞두고 있는 국내 증서를 분석하고 예측하는데 있어서도 세계 주요
주식시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