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의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덕산그룹 계열의 충북투자금융이 부도직전
의 최대고비를 맞고 있다.

충북투금은 1일 "2일중 예상되는 5백억-6백억원의 부족자금을 메꾸지 못할
경우 부도위기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며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재정경제원은 이와관련,신용관리기금 지원과 함께 예금인출을 동결한 뒤
제3자에게 인수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8일 신용관리기금으로 하여금 충북투금에게 81억원을 긴급
지원, 부도를 막도록 지시했었다.

그러나 투금사들이 충북투금의 위험성을 인식, 회수불능시 전적으로 책임을
지는 자금콜중개를 꺼리는 바람에 충북투금은 1일 새벽 3시 서울신탁은행에
어음을 맡기고 1백5억원의 타입대(연 19%이자)를 쓰는 비상수단을 강구해야
했다.

충북투금은 이 1백5억원으로 <>지난 27일 제일투금에서 빌린 하루짜리
콜자금 40억원과 대한투금을 통해 신용관리기금에서 끌어온 31억원 <>인출에
따른 부족액 24억과 어음만기액 10억원등을 결제마감시간(28일밤 10시)을
넘겨 겨우 막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충북투금은 당초 부족액을 81억원을 예상했었으나 예금인출사태가
빚어지면서 부족액이 1백5억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충북투금은 "2일중 타입대로 끌어쓴 1백5억원을 포함해 5백억-6백억원의
자금부족이 예상된다"며 "개인은 물론 기관투자가들도 속속 예금인출을
요구하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충북투금 청주 본점과 서울사무소 전직원들은 휴일인 1일에도 비상출근,
예금인출사태에 따른 수습대책등을 논의했다.

장준봉 부회장은 "덕산중공업등 덕산그룹 계열사에 66억원의 어음지급보증
을 해주면서 시가 1백60억원 정도인 전북순창군복흥면 소재 온천개발지에
대해 담보로 근저당을 설정해 놓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떼일 염려는 없다"
며 "그런데도 모기업인 덕산그룹의 부도를 본 고객의 예금인출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예금인출은 폭증하고 있는 반면 들어올 돈은 빡빡하다.

현재 충북투금의 대출액 1천6백억원중 담보부동산 가치하락에 따른 부실
채권이 5백억원, 전대주주인 청방계열에 4백억원, 6개월이상 장기여신이
7백억원을 차지할 정도로 대출구조가 부실하다.

특히 청방은 대주주 여신한도(자기자본의 35%)규정을 어기고 계열사였던
충북투금으로부터 무려 5백억원이나 빌려썼다가 지난 1월 덕산그룹에서
매각대금으로 받은 1백90억원중에서 1백억원을 갚았다.

매각당시 청방은 5년간에 걸쳐 1년에 80억원씩 남은 4백억원의 빚을 청산
하겠다고 덕산측에 약속했다.

정부가 충북투금에 대한 제3자인수를 검토하자 덕산그룹에 넘어가기 전
인수를 고려했던 조흥은행 삼희투금 대신증권등은 충북투금 인수를 재추진
하기 위해 사업성과 예상매각대금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용관리기금은 부실 상호신용금고에 대해 예금인출정지-공동관리
구성-재산실사-일부 예금재개-제3자 인수모색등의 처리순서로 경영정상화를
이뤄왔었다.

그러나 투금사의 경우 공동관리규정이 없어 이 부분 역시 재경원의 결정이
필요하다.

<정구학.최명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