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이 어느홀에선가 아주 멋진 티샷을 날렸다.

주위에서는 "비기너가 웬일이야"하며 감탄사까지 터져 나왔다.

그러나 김과장이 페어웨이로 가서 친 세컨드샷은 볼윗부분을 때리며
10m 굴러가는데 그쳤다.

그때 동반자 한명이 다가오더니 "자네 어떤 볼을 쳤지"하고 물었다.

김과장은 순간 당황할수 밖에 없었다.

김과장은 자신이 무슨볼,몇번을 쳤는지 모르고 있었던 것. 이같은
상황은 골프장에서 일어 날수 있는 가장 난감한 해프닝중 하나이다.

위에서 김과장은 다른 골퍼의 볼을 무심코 자신의 볼로 생각, 샷을
한 것이다.

규칙측면에서 말하면 "오구 플레이" 였다.

오구플레이는 2벌타를 먹고 다시 자신의 볼을 플레이해 나가면
"규칙적으로" 해결 된다.

그러나 김과장이 자신의 볼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플레이에 나섰다는
사실은 가장 "비기너 티"가 물씬나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

자신의 볼이 무엇인지 모르면 남의 볼을 치고도 그 잘못을 모를 수가
있는데 그것이야말로 골프장에서의 가장 "금기시 되는 실수"인것.
입장을 바꿔 자신의 볼을 다른 골퍼가 모르고 쳤을 경우 그때의
"기분 상함"을 생각해 보면 된다.

볼에는 1번, 6번, 8번식으로 번호가 매겨져 있다.

이는 골퍼 여러명이 같은 브랜드의 볼을 쓰더라도 식별을 해주기
위해서이다.

골퍼들은 티샷하기전 자신의 볼이 어떤 브랜드, 몇번인가를 확인,
기억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동반하는 골퍼 모두가 볼을 확인, 같은브랜드, 같은
번호의 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만약 그같은 "동반자 모두의 사전점검"이 없었다면 자신의 볼만
이라도 확실히 알아 둬야 김과장 같은 실수를 면 할수 있을 것이다.

물론 볼에 다가가 칠때도 볼을 건드리지 않은채 들여다 보며 자신의
볼인가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볼의 확인이 골프의 "원초적 매너"라면 모래벙커에서 "자신의
발자국 지우기"도 원초적매너이다.

벙커에 들어간 볼을 칠때는 자연히 자신의 발자국이나 볼을 친
자국이 모래위에 남게 된다.

따라서 볼을 친후 벙커에서 나올때는 반드시 근처에 있는 고무래로
모래표면을 고르게 해 놓아야 한다.

여기서도 입장을 바꿔 자신의 볼이 남의 발자국위에 정지해 있을때
그 기분을 생각해 봐야한다.

아마 기존의 뭇골퍼들은 "그것 누가 모르냐"라고 반문할 것이다.

그러나 알면서도 "행동"을 안하는 것은 더 나쁘다.

골프장에 가서 벙커를 보면 그 골프장 내장객의 매너수준을 짐작할
수 있는데 비기너인 당신의 매너도 "벙커 고르기"에서 상징적으로
표출 될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벙커를 고른후 고무래는 벙커바깥에 놓아야 한다.

벙커고르기에서와 같이 골프 매너의 제1조는 "자신으로 인해 남이
피해보는 일"이 없게 하는데 있다.

< 김흥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