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을 걷고 있는 주식시장이 무더기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27일 주식시장은 주가지수선물거래에서 엄청난 손실을 입은 베어링증권의
런던본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오전장에 타격을 주더니
오후장들어서는 자산주로 평가돼 온 삼도물산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신흥기업군으로 주목을 끌고 있던 덕산그룹부도설과 관련,고려시멘트주식이
매매거래정지되면서 시장분위기가 꽁꽁 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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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부광약품등 이른바 작전주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가 예상외로
광범위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주식투자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증시관계자들은 이같은 악재들의 잇단 출현으로 기반이 약해질
대로 약해진 주식시장이 받는 타격이 증폭되면서 주가가 한없이
심연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장세를 극히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본사의 사실상 파산선언으로 국내주식시장참여에 제약을 받게된
베어링증권서울지점이 상품계정이나 신탁계정을 통해 사들인 국내주식은
7억~10억달러(약5천6백억원~8천억원)규모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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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 베어링이 본사의 정산을 돕기 위해 내다팔 수 있는 주식은
영업기금규모인 1백억원정도고 그것도 상당부분이 콜론에 운용돼
왔기 때문에 실제 내다 팔 물량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설상가상으로 쏟아지고 있는 악재들속에서 베어링증권문제는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가중시키면서 앞으로 장세를
어둡게 하고 있다.

특히 삼도물산의 법정관리신청과 고려시멘트의 매매거래정지는
최근 2달여 지속되고 있는 조정장세에서 그나마 힘을 모으며 주식시장을
지탱해 온 개별종목장세를 흩으리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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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회사의 문제는 성장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면서 다른 기업들에도 적지
않은 파급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증권관계자들은 주식시장이 앞으로 상당기간 후유증에서
헤어나기 힘들 것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