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업활동을 주력사업에 집중하라"

다혈질의 독신 기업가 마이클 블룸버그(53) 블룸버그사회장의 경영철학
이다.

요즘 유행하는 벤처마킹이니 리스트럭처링이니 하는 다양한 경영테크닉과는
거리가 멀다.

블룸버그사의 주력사업이란 전세계 투자가들에게 컴퓨터터미널을 통해
리얼타임으로 최신 경제뉴스와 증권 옵션 채권등 경제데이터를 보내주는
온라인 사업.

블룸버그사는 경제뉴스를 전해주는 방송사인 WBBR, 전자신문인 블룸버그
비즈니스뉴스, 경제전문잡지인 블룸버그퍼스널까지 거느리고 연간 6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고객만도 전세계 4만6,000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온라인가입자수는 매년
40%씩 급증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이 회사를 세운것은 지난 81년.

당시 블룸버그회장은 살로몬 브라더스사에서 1,000만달러를 주무르던
유능한 증권브로커였다.

그는 이때 경제정보 온라인 사업구상을 하게 된다.

존스홉킨스대 공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MBA과정을 마친 블룸버그는
경제뉴스 온라인 사업에 적임자였다.

블룸버그사는 곧 로이터나 다우존스같은 거대한 기업들이 버티고 있는
35억달러규모의 경제뉴스온라인 시장을 뚫고 들어가 점유율을 17%까지
올려놓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이어 미디어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블룸버그사를 세운지 9년만인 90년 그는 "블룸버그비즈니스뉴스(BBN)"라는
전자신문을 만들었다.

기자 325명에 전세계에 54개 지국을 갖고 있는 이 전자신문은 블룸버그
온라인 가입자들에게 정보를 서비스하며 뉴욕타임스등 유수 신문에도 뉴스를
제공한다.

블룸버그의 다음단계는 잡지발간.

투자전문 주간지 "블룸버그퍼스널"을 창간, 일요일자 신문의 부록으로
독자들에게 배달하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의 이같은 다양한 사업확장은 여느 기업들의 사업다각화와
는 다르다.

어디까지나 "주력사업 지원"이 주임무이기 때문이다.

그가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들고 잡지를 발간한 것은 단지 온라인
터미널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다.

복잡하고 엄격한 관료주의적 경영시스템 대신 직원들이 거의 직관에 의해
일을 처리하도록 하는 독특한 문화도 블룸버그사의 경영비결이다.

직원들은 평균연령 30대의 열정적인 젊은이들로 채워졌다.

직선적이고 발끈하는 성미때문에 블룸버그회장은 직원들 앞에서 욕을
퍼붓는 경우가 많다.

대신 높은 월급으로 직원들을 사로잡는다.

블룸버그의 기자들은 연봉 7만달러이상을 받고 있다.

사내 무료간식제공, 연례가족피크닉등을 통해 가족적인 분위기를 만드는데
도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특히 전직원을 블룸버그회장의 별장으로 초대하는 연례가족피크닉에서
직원들이 블룸버그회장을 수영장에 빠뜨리는 행사는 이 회사의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독특한 경영스타일로 블룸버그를 성장가도로 이끌어온 블룸버그회장은
요즘 창사이래 최대의 난관에 봉착했다.

지난해 채권시장 폭락과 월가에 몰아닥친 감원바람등으로 온라인 고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 블룸버그회장은 특유의 단순.명료한 말투로 새로운
경영전략을 제시한다.

"고객들이 다양한 정보를 통해 여러곳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정보를 최대한
다양화할 작정입니다. 우리 회사 정보를 통해 여러 분야에 투자하십시오.
그러다보면 큰 재미를 보는 분야도 나올테니까요"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