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주가폭락으로 가뜩이나 무거운 마음으로 객장을 찾은 투자자들은
개장후 30분만에 종합주가지수 900선이 힘없이 무너지는 광경을 보고
허탈해 하는 모습.

대신증권 명동지점에 나온 노장년층 투자자들은 한결같이 자생적 매수세가
되살아나 증시를 회복시키기는 어렵다고 보고 앞으로의 투자전략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며 초조해하는 빛이 역력.

낙담이 큰 일부 투자자들은 지난해 11월8일 이후 1백여일만에 종합주가
지수가 21%정도로 급락한 것은 정부의 무분별한 증시정책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결과라며 정부의 결자해지의지만이 주식시장을 회생시킬수 있다고
강조.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원망반 낙담반의 표정을 지으며 아직은
경기가 확장국면이고 높은 경제성장율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투자심리만
회복되면 대세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를 버리지 못하는 눈치.

<>.이날 기관및 일반투자자들의 투자심리위축은 무엇보다 검찰이 7,8명의
펀드매니저및 증권사직원을 부광약품불공정혐의로 구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에서 비롯.

검찰이 부광약품등 일부 작전성종목에 대한 수사를 확대 강화하고 있는
것은 고위층의 수사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정부의 증시
부양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스러지는 분위기.

이러한 사실이 소문으로 전해지면서 일부 작전성종목으로 알려진 종목들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하며 후장들어 종합주가지수를 더욱 끌어내렸다.

투자자들은 가뜩이나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주식시장에 사정바람이
한차례 불지 않을까 우려하며 3월에도 객장에서 봄바람을 느끼기 힘들것
같다며 한숨.

<>.주가가 폭락하자 증권시장안정기금 관계자들도 상당히 당혹스런 표정.

그러나 이준상 증안기금위원장은 시장개입문제에 대해서는 "좀더 기다려
보자"는 얘기로 아직 주식매입에 나설 의사가 없음을 표현.

이날 증안기금에는 시장개입을 독촉하는 투자자와 증권사관계자들의
전화가 줄을 이었다.

증안기금관계자들은 "주식매입에 나설 준비는 다 돼있다"고 전제하면서도
"과거의 예로볼때 증안기금이 주식을 매입하면 대기매물이 쏟아져 시장상황
이 더 악화될수도 있다"는 말로 섣불리 주식매입에 나설 수 없는 속사정을
토로.

하지만 이위원장은 "오늘은 두고 봅시다"고 강조, 시장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증안기금이 나설 것임을 시사.

<>.투신사들은 종합주가지수 900선이 상징적인 저항선의 의미를 갖는다는
판단아래 후장한때 핵심블루칩등에 매수주문을 내며 지수상승을 부추겼지만
급냉 장세에 온기를 불어 넣기에는 역부족.

얼마되지 않는 보유자금을 풀어서 주식매입에 나선다해도 시장분위기를
돌려놓을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면서 매수주문을 완전히 거둬 버리는
모습.

< 이근.이익원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