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민자당의원의 재영입여부가 막판 인사구도의 틀을 뒤흔드는
중요변수로 작용했다고 한다.

재계에 나도는 뒷얘기는 이렇다.

2월초 김우중회장은 이의원을 저녁늦게 자택으로 불렀다.

구조개편 복안을 설명하면서 "중책을 맡아줘야 겠으니 정치를 그만두고
돌아오라"고 주문했다는 것.

김회장은 명시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주)대우 건설부문 사장으로
임명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의원은 "그렇다면 회장 뜻을 따르겠다"며 당에 의원직 사퇴의사를 밝혔던
것이다.

그러나 대우그룹 창업원로들이 "40대에게 그런 중책을 맡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극력 반대했다고 한다.

대신 그룹회장실 사장을 맡게끔 돌려놨다는 것.그러자 이의원은 "그런
식이라면 의원직을 내놓을 필요가 뭐 있느냐"며 발끈한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민자당쪽에서도 이의원의 대우복귀를 적극 뜯어말렸다.

김회장은 이의원에게 "비서실 사장이라도 맡아달라"고 설득했으나 수포에
그쳤다고 한다.

막판까지 "이재명카드"가 꼬여들어 인사구도를 다시 짜야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학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