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자들이 골프코스에서 가장 처음 듣는 말이 "몰간"일지도 모른다.

첫홀 티샷이 빙그르 돌았을때 분명 동반자중 한명이 "몰간이야. 하나
다시 쳐"라고 말하기 십상이다.

몰간은 멀리건(mulligan)의 잘못된 발음이다.

워낙 관행적으로 "몰간, 몰간"하기 때문에 멀리건으로 고쳐부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이다.

멀리건은 원래 친선라운드 첫홀에서 미스샷이 났을대 벌타없이 다시한번
치게하는 관행이다.

물론 골프규칙에 멀리건이란 용어는 없고 아마 프로 가릴것 없이 스코어
로 시상하는 시합에서는 멀리건의 개념이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구미에서는 첫홀 멀리건만이 일반적으로 용인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때에따라" 수시로 멀리건이 남발되는 경향이 짙다.

스코어에 대한 욕심, "주면 나도 받는다"는 속계산, 그리고 "윗분
모시기"의 한 방법으로 툭하면 멀리건인 것이다.

초보자입장에서 멀리건을 주면 "빠른 진행을 위해"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구력이 어느정도 쌓이면 자신의 골프에서 멀리건이란 단어를
아예 지워버리는게 바른길이다.

멀리건 많은 팀치고 매너나 수준면에서 본받을것 있는 팀은 별로 없는
법이다.

한편 부득이 멀리건이나 잠정구(이는 나중에 설명될 것이다)를 쳐야
한다면 다른 골퍼들이 모두 샷을 마친후 맨나중에 다시 티에 올라 치는게
정석이다.

<>.티잉그라운드뿐만 아니라 코스에서도 볼을 찾기 힘들것 같으면 동반
자들이 "새볼 꺼내서 치고 가"라는 말을 할 것이다.

이는 규칙상으로 말도 안되지만 "원활한 진행"을 위해 어느정도 불가피한
요소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어느나라건 가장 "심각한 골프문제"가 바로
슬로플레이. 뒤팀이 바로 다가와 있고 앞팀이 보이지 않는데도 볼을
찾겠다고 헤매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자신이 "원칙주의자"라 하더라도 초창기에는 경험있는 동반자의
"권유"대로 따르는게 좋다.

골퍼들이 "첫 필드행 골퍼"와 라운드 할때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이 바로
"진행속도"임을 유의해야 한다.

<>.지난주 골프장 갈때의 준비물에 관해 쓴적이 있는데 동료한명이
"이왕이면 더 자세한 안내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난생처음 골프장에 갈때 그는 옷가방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한다.

"샤워한다"는 소린 들었기 때문에 그는 골프백에 속옷을 넣어 가지고가
"속옷과 함께" 라운드를 했다고. 또 모자도 안가지고 갔으며 장갑도 잊어
버려 골프장프로숍에서 허둥지둥 샀다고 한다.

그의 에피소드를 들으며 "모두가 알고 있는 것으로 생각 되는 것, 너무도
당연시 되는 것"이 골프입문자들로서는 "전혀 모르는 것"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 김흥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