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세풍 대한제지 삼풍제지 4개사가 과점하던 신문용지시장에
신호그룹 한라그룹 등이 신규참여를 선언하고 나섰다.

또 기존업체들도 잇따라 증설을 추진하면서 신문용지분야에 사상 최대규모
의 신/증설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신문사들간에 불붙은 증면경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이다.

만들면 팔리는 시장에서 업체들이 신/증설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기존 제지업체들은 증설을 하면서도 매우 불안한 모습이다.

지금과 같은 증면경쟁이 얼마나 지속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데다 만일
상황이 바뀌어 증면을 자제할 경우엔 오히려 공급과잉몸살을 앓을 수도
있어서이다.


<>.신증설현황 =새로 참여하는 신호그룹의 온양팔프는 총 1천8백억원을
들여 충북 청원에 연산 18만t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대지 4만5천평 건평 2만평규모로 올해말께 준공할 예정이며 스웨덴 발멧사
의 설비를 설치하고 있다.

한라그룹의 한라제지는 대불공단에 신문용지공장을 이달초 착공했다.

한라제지는 한라그룹이 종이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지난해 출범시킨 신설
법인이다.

첫 사업으로 추진되는 신문용지공장은 대지 12만2천평 건평 2만8천평
규모에 연산 25만t규모의 설비를 건설, 내년 10월부터 생산에 들어갈 계획
이다.

한라제지는 신문용지공장이 세계적인 첨단공장인 독일 하인들 파피에르사
의 쉬베트공장을 모델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업체중에선 한솔제지와 대한제지가 증설에 나서고 있다.

한솔은 1천2백억원을 투입해 전주공장에 연산 24만t규모의 신문용지 7호기
를 설치키로 하고 이달초 스웨덴 발멧사와 설비도입계약을 맺었다.

이 설비는 4월에 착공하며 97년 상반기중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한제지는 올 연말 준공예정으로 연산 21만t의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충북 청원의 기존 공장 옆에 부지를 매입해 건물을 짓고 있으며
설비는 일본 미쓰비시사로부터 도입키로 계약을 맺었다.

<>.수급동향 =신문용지구득난은 올해가 최대 고비가 될 것 같다.

업체들의 신/증설이 빨라야 연말께 완료되기 때문이다.

제지업체들은 올해 신문용지생산이 90만t, 수요는 1백20만t에 달해 30만t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족분은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데 가격이 국산보다 20%이상 비싼데다
국제적인 신문용지수요증가로 물량을 잡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제지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재고는 중앙일간지와 경제지 등 주요신문이 쓰고
있는 초경량지를 기준으로 할때 작년 상반기만 해도 적정재고인 14일분을
유지했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줄기 시작, 작년말엔 4일분으로 급격히 감소
했다.

또 올들어 이같은 현상이 가속돼 최근 국내업체들의 용지재고는 약 1만t
으로 3일분의 아슬아슬한 재고만을 갖고 있는 형편이다.

극심한 가뭄으로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전주 한솔제지의 공장가동이 차질
을 빚을 경우 신문용지파동이 우려되고 있다.

한솔 관계자는 "지금도 용수가 모자라 이미 쓴 물을 최대한 재활용하고
있으나 가뭄이 지속되면 내달부터는 조업을 단축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솔은 연간 58만t의 신문용지를 생산해 국내총생산량의 64%를 담당하는
국내최대 신문용지업체이다.

<>.전망 =제지업체들은 신문용지의 수급전망을 예측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공급은 생산능력을 기준으로 산출할 수 있으나 수요는 종잡을 수 없어서
이다.

특히 최근 신문사들의 증면경쟁이 자존심싸움을 넘어 사활을 건 전쟁양상을
띠고 있는데다 정부의 자제요청이 얼마나 먹혀들어 갈지도 현재로선 알수
없어서이다.

다만 증면에 나서지 않는 신문사 등을 감안해 앞으로 몇년동안 올해의
증가율 20%보다 조금 낮은 15%씩의 성장이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내년엔
공급 1백36만t, 수요 1백38만t으로 수요가 약간 앞설 전망이다.

지금 추진중인 신/증설이 마무리되는 97년엔 공급이 1백80만t에 달해
수요 1백59만t을 앞서게 된다.

또 98년엔 공급 1백80만t, 수요 1백83만t으로 균형을 찾을 것으로 예상
된다.

하지만 증면과 안정적인 수요증가를 감안해 내수시장에만 안주하려 할 경우
증면경쟁이 자제되면 자칫 엄청난 투자를 한 제지업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 김낙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