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질병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선 그 질병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나 우리나라에도 150만명이상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
당뇨병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흔히들 당뇨병이라 하면 소변에서 당이 나오는 질환으로 알고 있다.

물론 "다이아베테스 멜리터스( Diabetes Mellitus )"라고 하는
라틴어의 어원을 따지면 단맛이 나는 오줌이 많이 나오는 병이 당뇨병
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임신성 당뇨나 신성(신성)당뇨와 같이 진정한 의미의 당뇨병이
아님에도 소변으로 당이 나올수 있는 질환이 많이 있고 또 이들
질환의 치료방법은 당뇨병과 판이하기 때문에 당뇨병에 대해서는
엄밀하고도 정확한 정의가 필요하다.

그럼 올바른 정의는 어떤 것인가.

의학적으로 당뇨병이란 혈당강하 작용이 있는 인슐린의 절대적
혹은 상대적 결핍및 조직에서의 인슐린 작용성 저하에 기인하는
고혈당과 이에 수반되는 대사장애를 말한다.

이같은 정의에 충실하게 되면 당뇨병의 원인은 인슐린이라는 호르몬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인슐린의 결핍이나 작용성 저하에 따라 1형과
2형으로 분류될수 있으며 진단기준은 소변으로 나오는 요당(요당)보다
혈액중의 포도당 농도가 된다는 것을 알수 있다.

또한 치료목표는 높아진 혈당치를 정상에 가깝도록 조절하고 여러가지
대사장애와 이에따른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지연시켜야 하며 이같은
이유로 치료보다는 관리( care not cure )라는 용어를 많이 쓴다는
것도 알수 있게 된다.

당뇨병과 가장 유사한 한의학적 병중은 "소갈(소갈)"이라 할수있는데
당뇨병의 여러가지 증상이나 합병증을 참작하면 피부양통(피부 통)
조(조)위( )풍비(풍비)등의 범주에도 속한다.

독자들께서는 서양의학적 병명이 한의학적 병증과 일대일 대응이
되지 않는 것에 의아해 할지 모르겠으나 이는 한의학이 인체의 생리나
병리를 기능중심으로 관찰하여 외현(외현)되는 증후(증후)위주로
병증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그럼 당뇨병과 소갈의 원인 분류 증상 합병증 치료등을 본격적으로
살펴보자. 아쉽지만 다음주부터..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