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 대유증권 경제연구실장 >

주가는 계속해서 오르거나 내리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오르면 떨어지고
또 떨어지면 오르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를 망각한채 주가가 천장 근처에
다달았을때 주식을 사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주가가 하방경직성을 보이며
더 이상 떨어질 것이 없는데도 사기를 주거하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사야될때 팔고 팔아야 할때 사는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투자실패를
스스로 자초하는 경우를 종종 볼수 있다.

이러한 시행착오는 탐욕등 감각적으로 흐르기 쉬운 인간의 심리에서 비롯
되기는 하나 더 큰 원인은 개인의 의사결정이 군중심리에 의해 지배받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불안이 커지면 커질수록, 또 객관적 기준이 적으면 적을수록
타인의 의견에 의존하여 현실을 측정한다"는 사회학자의 말에서도 알수
있듯이 사람들은 옳건 그르건 간에 독립적인 자신의 생각보다는 대중의
의식흐름에 맞춰 낙오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것은 오로지 "사자"와 "팔자"의 선택속에서 오르내리기만 하는 주식시장
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여서 군중으로부터 벗어나 독자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설혹 시세에 관한 주관적인 기준의 필요성을 마음속에
깨닫고는 있다 하더라도 군중심리에 휩쓸리기 쉬우므로 눈에 보이는
피상적인 시세의 움직임에 끼어들어 뇌동매매에 나서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주식시장이 침체국면을 지속하고 있을때 모든 투자자가 비관해야만
증시가 살아날수 있다"는 역설적인 말도 군증심리의 함정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이처럼 주식시장에 참여해서 실패하는 최대의 요인은 대중심리를 극복하지
못하는데 있다고 할수 있다.

다시말해 대중은 진리를 외롭게 고수하기 보다는 착각에 흔들리기 쉽고,
사물을 깊이 관찰하기 보다는 펴면적인 사고방식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일시적인 재료나 정보의 맛에 기울여진 투자자들이 이러한 투자패턴을
바꾸기가 쉽지는 않다.

어떻든 성공을 위해 투자계획을 작성하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그 실행은
군중심리를 극복할수 있는 강한 의지와 주관적인 시세관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주식시세는 비관 속에서 태어나 회의와 함께 자라고 낙관속에서 상승하여
행복감 속에서 사라져간다"라는 월가의 격언이 시사하는 "주식시세의 일생"
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만한 시점인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