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빌딩"에 이어 방배동사옥까지 팔아넘기고 대치동으로 옮겨앉았던
삼미그룹.90년대들어 쇠퇴의 길로 들어서 한때는 부도위기까지 맞았던
삼미그룹이 재도약의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그동안 삼미그룹의 발목을 잡아왔던 캐나다현지법인 삼미아틀라스가
인수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한데다 삼미특수강과 (주)삼미도
올해에는 적자를 벗어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있기 때문이다.

삼미아틀라스는 지난해 4억6천5백94만캐나다달러(2천7백95억원)매출에
1백53만캐나다달러(9억1천7백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규모는 작으나 5백25억1천7백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92년과
비교하면 엄청난 실적호전이다.

삼미그룹은 지난89년 1천4백억원에 아틀라스는 인수했다.

스테인레스핫코일의 안정적 조달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오비이락격으로 아틀라스인수직후부터 특수강경기는 급전직하했다.

해마다 적자규모가 커졌다.

게다가 모기업이라 할수있는 삼미특수강까지 적자로 돌아서 아틀라스인수를
위해 빌린 돈을 갚기는 커녕 이자도 상환하기 어려운 형편이 됐다.

결국 빚이 빚을 부르는 상황이 돼 그룹전체가 위기에 몰렸던 것이다.

삼미그룹이 아틀라스의 흑자전환을 그룹의 재도약을 알리는 청신호로
받아들이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그동안 그룹에 부담만을 주어온 아틀라스가 이제는 효자노릇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삼미그룹은 삼미아틀라스가 지난해 흑자로 돌아선데 이어 내년에는
무려 1백15억원의 흑자를 올릴것으로 보고있다.

또 예정대로 올해 캐나다증시에 상장되면 적지않은 주식발행차익도
거둘 수있을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삼미그룹은 주력기업인 삼미특수강과 (주)삼미의 실적도 크게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물론 이들 두기업은 지난해에도 각각 4백억원과 1백억원대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고있다.

그러나 그동안 방배동사옥 인천만석동부지등을 팔아 부채를 꾸준히
상환한데다 물건이 없어서 못팔정도로 특수강경기가 호조를 보이고있어
올해에는 적자를 벗어날 수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삼미특수강은 올해 수지균형을 이루어 내년에는 흑자로
돌아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있다.

지난해말 박판공장이 완공돼 가동에 들어간데다 가격도 상승추세에
있어 흑자전환은 시간문제라는 주장이다.

(주)삼미는 한발 더나아가 올해목표를 20억원 흑자로 잡고있다.

물론 삼미특수강과 (주)삼미외에도 삼미금속 삼미유통 삼미화인세라믹스
삼마전산 삼미항업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 계열사는 매출규모가 미미한데다 일부는 매각할 예정이어서
큰 문제가 되지않는다고 삼미그룹은 밝힌다.

특수강경기의 상승세가 2~3년만 지속되면 그룹전체가 재도약할 수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보유부동산을 팔아 부채를 줄였다고는하나 그 규모가 여전히 1조원을
웃돌고 있다.

따라서 금리가 안정되면 점진적인 부채상환이 가능하나 금리가 급등세를
지속할 경우엔 이자부담이 늘어 그룹전체가 다시 흔들릴 수도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삼미그룹의 재도약하는 여부는 특수강경기의 지속여부와 금리의
안정여부에 달려있다고 할수있다.

< 이희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