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외국인 투자한도 소진종목으로 꼽혀온 삼성전자 주식이 3일
장중에 1만3천여주의 대량 한도가 발생해 눈길.

삼성전자주식은 지난달 말부터 소량의 외국인 한도가 발생, 장내에서
거래되긴 했지만 이처럼 대량한도가 생기기는 처음.

특히 삼성전자가 20%의 무상증자를 발표한 것과 때를 같이해 대량한도가
생기자 물량부담에 따른 매도가 아니겠느냐는 섣부른 추측까지 대두.

지난해 한도확대 이전에는 삼성전자등 일부 블루칩들의 경우 주가가
내리면 장외거래 프리미엄이 올랐지만 이번에는 프리미엄도 3%까지 동반
하락, 한도발생 배경에 관심이 증폭되는 양상.

여기에는 향후 실적이 지난해 만큼 계속 좋을지 불투명하다는 점과 최근
국제자본시장의 흐름이 복합 작용했다는 것이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

미국금리 인상, 페소화붕괴 등으로 이머징 마켓투자자들이 자금환수를
위해 환매를 요청함에 따라 환매액 만큼 펀드 편입종목의 매각부담이
생겼고 장외프리미엄까지 하락하자 과감하게 장내매각하고 있다는 것.

증권사 국제영업관계자들은 그러나 뉴욕을 제외한 기타지역 펀드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장내 매각하는 반면 뉴욕쪽 펀드들은 한도물량을 걷어
들이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언.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