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김영규특파원]지난 2주간의 집중호우로 네덜란드 일부지역의
제방이 무너지는등 유럽북서부를 중심으로 최소한 29명이 사망하는등
인명및 산업피해가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독일 프랑스 벨기에등에선 수위가 점차 낮아지고 있어 각국별
긴급재해복구예산을 편성하는등 본격적인 구호활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홍수피해가 가장 극심한 네덜란드 중부 저지대의 경우 1일 오후 11만5
천여명의 주민이 안전지대로 긴급대피하는등 주요 인구밀집지역이 유령도
시로 변했으며 로테르담은 이미 항구기능이 전면 마비됐다.

라인강 인근의 니즈메겐등은 이미 10만명의 주민이 대피했으며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해 14만명을 추가 대피시킬 계획이다.

또 동부 오흐텐읍 부근을 흐르는 바알강제방 일부가 무너져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네덜란드정부는 2일오전까지 홍수피해액이 20억길더(11억7천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제방붕괴가 확산될 경우 피해액이
8백억길더(4백7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번 홍수로 1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프랑스는 4만가구이상이 물에 잠
기는등 피해액이 5억7천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뮤즈강범람으로 인근 샤르레빌 메제레지역이 침수돼 자동차업체인
시트로엔 포드 제너럴모터스(GM)등이 정상조업을 포기하는등 산업활동이
마비되고 있다.

이로인해 이지역에서만 6-7천명의 근로자가 휴직상태에 놓이는등 실업사
태마져 우려되고 있다.

퀼른 코브렌츠등이 물에 잠긴 독일도 타이어업체인 피렐리사가 조업불능
사태에 빠지는등 주요공장들이 생산활동을 중단하는 사태가 빈발하고 있다.

특히 주요 운송로인 라인강수로가 제역할을 못해 무재고관리(JIT)방식으로
부품을 조달해온 많은 업체들이 부품을 공급받지 못해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까지 피해액은 추산되지 않고 있지만 독일 은행들은 "홍수기간이 길어
지난 93년 크리스마스홍수때보다 피해가 훨씬 클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이밖에 영국은 북부 잉글랜드지역 17개 하천에 홍수경보를 내리고 인근
지역주민들을 안전지대로 긴급대피시켰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등 스칸디나비아3국도 지난달 30일부터 강풍을 동반
한 폭설로 공항이 폐쇄되고 선박이 좌초하는등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가 늘
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 홍수로 인한 산업피해가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으
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 UBS증권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맥윌리암스씨는 피해가 가장 큰 네덜
란드의 경우도 피해액이 1억-2억길더정도로 올해 국내총생산(GDP)을 0.01%
포인트 깎아내리는데 불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UBS는 또 올해 네덜란드경제는 2.8%,독일 2.5%,프랑스 3.2%,벨기에는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퍼스트 보스톤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길 키팅씨 역시 "현재 피해상황으로
볼때 네덜란드는 1.4분기 GDP의 0.1%-0.4%인 10억길더정도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며 유럽전체로도 1백억달러선을 밑돌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재해복구작업에 착수한 독일당국은 이재민들에게 3천만마르크(2천만달
러)를 장기저리대출해주기로 결정했으며 후속 금융지원방안을 강구키로 약속
했다.

에두아르 발라뒤르 프랑스총리는 침수피해로 생산활동이 중단된 중소기업
들을지원할 특별기금을 조성키로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5개 회원국 홍수희생자를 위한 긴급지원자금을 37만달러에
서 1백90만달러로 상향조정키로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