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이봉후특파원]17일 새벽 일본 간사이(관서)지방을 기습한 지진의
피해는 시간이 흐르면서 엄청난 규모로 늘고 있다.

사망자만 2천여명이 훨씬 넘는데다가 오사카, 고베등을 중심으로 한 도로
항만붕괴등으로 경제활동도 상당한 혼란에 빠졌다.

<>.이번 지진으로 인해 일경제 전체가 커다란 영향을 받지는 않을 전망
이지만 간사이지역 경제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영자단체연맹의 하야미 마사루 회장은 시사통신과의 회견에서
오사카등 경제중심지가 지진의 직접 피해지역에 속해 일본 경제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간사이지방의 경제규모가 일본 전체 국내총생산
(GDP)의 15%에 달하고 있지만 정부의 긴급 복구지원등으로 지진피해를
상쇄할수 있으며 간사이지역 경제가 일본전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만하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건물과 도로의 붕괴등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재건축 경기를 활성화시켜 오히려 경제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간사이 지방은 일본 전자산업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로 반도체공장등의
피해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그러나 현지와의 통신이 제대로 되지 않아
정확한 피해규모가 집계되지 않는 상태이지만 현재까지는 피해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예상.

17일 오전 공장가동을 중단했던 산요와 샤프는 지진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 이날 오후 조업을 재개했으며 NEC는 간사이지역 반도체공장의 조업을
곧 재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베부근 후지쓰사의 아카시 컴퓨터 디스플레이및 주변장치 공장은 생산
라인 1개동이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설비는 새로 지어야할
정도로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이 끊기고 전력공급이 중단됨에 따라 긴키지방의 금융업체들이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증권업체인 노무라는 고베지역에 2개의 지점을 두고 있는데 컴퓨터가
다운되고 통신망이 불통, 영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다이와, 스미토모, 산와은행등 금융기관은 본사가 대부분 오사카
지역에 위치, 호스트컴퓨터가 다운되는 피해를 입지는 않았으나 교통이
두절돼 피해지역 지점이 정상적인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금융기관외에도 이지역 정유업체 2개소가 화재를 우려,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코아오일은 오사카지역에 있는 하루 생산량 10만4천배럴의 정유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며 이테미쓰 고산KK도 일산 14만배럴의 효고정유공장의 생산라인을
세웠다.

<>.이밖에 신일철이 오사카부근 사카이공장의 H빔 생산라인 가동을 잠정적
으로 중지시켰으며 고베에 본사를 둔 타이어 생산업체인 스미토모 타이어
고무산업이 공장가동을 중단했다.

<>.동해도.산양 신간선을 포함한 긴키지방의 일본 JR선은 대부분 운행이
중지, 철도가 사실상 전면 마비됐다.

JR동해와 JR서일본 당국은 "동해도와 산양선 신간선은 나고야-히로시마에서
운행이 중지되고 효고현 니시노미야시내의 신간선 고가가 한규전철
이마즈선을 덮쳤다"고 밝혔다.

당국은 또 "긴키지구의 일반 철도는 거의 전선이 정전과 노반불안으로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하고 "산양선 고베역 주변등 7개소에서 야간
열차등이 탈선했으나 부상자등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도로공단 본사는 "효고현을 중심으로 한 간사이 고속도로는
지진으로 함몰되거나 커다란 균열이 생겨 17일 아침부터 통행이 전면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지진 피해지역에 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오사카가스등은 화재를 우려,
고베등지를 대상으로한 가스공급을 끊었으나 오사카지역에는 가스를 계속
공급하고 있다.

<>.일정부는 17일 오전 비상각의를 열어 "효고현 남부지진"으로 명명한
이번 지진의 재해대책을 논의하고 오자와 기요시 국토청장관을 본부장으로
한 비상대책본부를 운영키로 결정.

또 다케무라 마사요시대장상은 이 비상사태의 타개를 위해 고베등지의
재정지원에 최대한 힘쓸 계획이라고 발표.

대장성은 이어 피해복구를 위해 긴급 보조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정확한 액수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대장성은 파괴된 사회간접자본을 재구축하기 위해 예비비에서 일단 재원을
확보하고 이것이 부족할 경우, 추가 경정예산을 편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시모토 류타로통산상은 "지진 피해로 현재 진행중인 일본 경제의 회복
기조가 후퇴해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피해지역의 중소기업 지원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지진의 진앙지는 고베 앞바다 아와지시마.요코하마 시립대학
기쿠지 마사유키교수는 "이번 지진의 진원지가 된 아와지시마에서 효고현
세토나이해에 걸친 지역은 활단층 지대인데 이가운데 하나가 움직여 지진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북해도대의 가사와라 미노루 지진학교수는 "리히터지진계로 진도
7.2의 지진은 긴키지역에서 일어난 지진으로서는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