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94년 예금은행 수신동향"에선 <>은행들의
신탁회사화경향이 두드러지고 <>시중은행들이 금리자유화에 발빠르게
대처하면서 전체 금융권에서의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는 두가지
특징을 보여준다.

은행들의 신탁회사화경향은 우선 수신추이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지난해 예금은행의 총수신은 93년말의 1백89조4천6백50억원보다
27.9% 늘어난 2백42조2천5백87억원.이중 은행고유계정의 예금비중은
49.5%(1백19조9천억원)로 사상 처음 50% 아래로 떨어진 반면 금전신탁은
93년말의 39.6%에서 43.1%로 올라갔다.

지난해 10월 신탁기간 만기장기화조치이후 특정금전신탁의 수신이
감소를 반전했으나 연중으로는 신탁상품의 수신이 급증,94년말 잔액이
1백4조2천8백86억원으로 한해동안 39.1%(29조3천22억원)늘어났다.

일반예금은 21.4%(17조6천3백37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또 일반예금중에서도 주식투자와 관련된 공모주청약예금이 크게
늘어나는등 은행의 무게중심이 고유의 예대기능보다는 주식투자를
대행하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모주청약예금은 지난 한해동안 무려 2백60%(4조7천8백47억원)
늘어나 연말잔액이 6조6천3백26억원을 기록하는등 은행 예금상품
중에서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이를 지난해 증시활황으로 기업공개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신규공모주식의 수익률이 급상승하는등 일반인들의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있다.

시중은행들이 금리자유화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활동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는 것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시중은행들은 금리자유화이후 프리미엄통장(보람은행) 편리한 대출통장
(평화은행)등 금리우대상품을 신속히 개발하는등 수신유치노력을 적극화
하고 있다.

이에따라 시중은행의 총수신은 지난 한해동안 33.9%(35조9천4백74억원)
늘어 1백41조9천8백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은행 전체 수신의 58.6%에 이르는 규모다.

반면 특수은행들은 지난해 수신이 19.0%(11조5천3백83억원)늘어나는데
그친 72조1천4백16억원을 기록,전체 은행수신의 29.8%를 차지해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졌다.

특수은행들의 수신비중은 92년말에는 33.6%,93년말에는 32.0%였다.

지방은행과 외국은행의 수신비중도 감소하거나 정체추세를 보였다.

지방은행은 연말 수신잔액이 26조6백94억원으로 수신비중이 93년
11.2%에서 94년엔 10.8%로 낮아졌다.

외국은행은 20조5백93억원으로 93년과 비슷한 0.8%선을 기록했다.

한편 시중은행별 총수신고를 보면 제일은행이 20조4백5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조흥은행이 19조5천3백7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18조7천3백억원을 기록한 한일은행이었고 4위는 18조2천억원의
조흥은행이 차지했다.

총수신에서 요구불예금을 제외한 가용총수신으로 따질 경우엔 제일은행
(17조7천억원)에 이어 상업은행(17조원)이 2위를 기록했고 그다음이
한일은행(16조7천억원) 조흥은행(16조4천억원)순이었다.

신탁상품만 살펴보면 한일은행이 8조9천9백4억원으로 수신1위를
기록했다.

2위는 8조8천6백91억원을 기록한 제일은행이 차지했고 상업은행
(8조5천4백50억원)신탁은행(8조5천1백54억원)조흥은행(8조4천3백93억원)
등이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