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삼성 LG그룹등의 대북진출의지와 북한의 "제한적" 개방정책이
맞아 떨어져 이달중 국내 대기업의 방북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대기업의 방북계획이 이번주부터 차질없이 성사될 경우 그동안
종잡을수 없던 북한의 "진의"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제한적으로나마 남한의 자본도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북한은 남한당국을 배제한채 기업만을 상대한다는 입장을 취하다가
남한정부의 방북승인을 받은 이들 기업을 받아들인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말 우리 기업의 방북을 올 3월 이후로 연기를 요청했다가
다시 받아들인 것이다.

이들 그룹들은 당초 지난해말 일제히 방북해 투자조사활동을 벌인다는
계획을 수립했으나 북한측이 남한당국의 통일정책을 신랄하게 비난한후
방북을 거부, 북한의 대남정책의 줄기가 무엇인지를 알수 없게 했다.

다른 하나의 북한측 남북경협변화조짐은 오는 4월에 있을 국제체육문화축전
에 남한기업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모집키로 한것.

북한은 최근 한국 이온해외통상에 오는 4월25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축전에 외국인 관광객(해외동포포함) 5천명을 모집,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온통상이 요청한 판문점을 통한 실향민의 방북을 거부,
북한의 진의가 "외화벌이"에 국한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이번 관광객모집을 요청하면서 내년부터 판문점을 통해 국내
실향민 관광객 방북사업으로 연결할수 있다는 의사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번 광광객모집 요청이 북한의 대남정책의 변화조짐으로까지
연결될 가능성을 점치는 사람들도 있다.

국내 기업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외국관광객 모집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는 현대 삼성 LG그룹등의 방북이 성사되고 평양축전 관광객을 우리
기업이 알선하는 과정에서 북한측의 남북경협의 향후 방향을 점칠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영근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