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TV는 새해 특별기획으로 분단 이후 처음 북한에 있는 고구려고분벽화를
보여주는 시간을 마련한다.

중국에 있는 고구려벽화는 그간 소개됐으나 북녁땅에 있는 고구려고분벽화가
TV를 통해 방송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밤 11시20분부터 55분간 방송될 "아!북녘, 깨어나는 천년의 신비, 고구려
고분벽화"는 북한이 외교사절들에게 고구려의 찬란한 역사와 문화유산을
알리기 위해 만든 다큐멘터리.

SBS는 이를 구입, 국내학자들의 고증을 거친 뒤 전면재편집해 방송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고분벽화는 황해도 안악3호분, 평남약수리고분, 평남
수산리고분, 평남진파리고분, 평남강소대묘등 다섯가지.

황해도 안악군용순면유순리의 안악3호분은 인물풍속도로 유명한 고분.

북한측은 이 고분이 고구려15대 미천왕의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반해
남쪽에서는 요동지방 중국계인물 "동수"의 묘라고 여기고 있다.

어떻든 동벽에서 북벽까지 10m길이에 기마병과 보병의 행렬도가 화려하게
펼쳐져 광대했던 고구려사의 일단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1985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평남강서군 약수리고분벽화도 방송된다.

이 고분은 전실에 인물풍속도, 현실에 사신도가 그려져 있어 회화사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꼽힌다.

평남용강군 수산리고분도 소개된다.

일본의 다카마쓰고분에서 나온 여인들의 색동주름치마도 나와 당시
고구려의 융성함을 나타낸다.

6세기경 귀족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평남중화군무진면의 진파리고분도
모습을 드러낸다.

이 고분에는 특히 회화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수목도가 그려져있어
눈길을 끈다.

마지막으로 우리에게도 잘알려져 있는 평남강서군우현리 강서대묘의
모습이 화면을 채운다.

청룡 백호 주작 현무등 사신도는 고구려예술의 백미로 꼽히는 벽화.

고구려인의 철학과 우주관을 보여주는 대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