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가장 곤혹스런 것이 파3홀 플레이이다.

파3홀에는 대개 그린 전면이나 좌우 양측에 벙커가 있다.

벙커를 넘기려면 온그린을 시킬수 밖에 없는데 볼을 그린에 떨어뜨리면
100% 튀어 넘어간다.

최선책은 벙커와 벙커사이의 작은 틈새로 볼을 굴려 올리는 것인데 그
정도의 정확도는 주말골퍼로서 사실 기대하기 힘들다.

여기에 깃대 전면이 바로 벙커이면 프로골퍼라도 핀에 붙일수 있는 재주가
없을 것이다.

결국 겨울의 파3홀은 "잔재주"를 피울수 밖에 없다.

그린전면이 벙커이면 옆으로 쳐서 그린접근만 시켜놓고 그 다음 짧은
어프로치를 붙이는 방법뿐이다.

그렇게 치면 파 아니면 보기이다.

그러나 볼이 그린을 튀어 넘어가면 OB까지 나는게 일반적이고 스코어는
더블보기나 트리플보기까지 몰락한다.

겨울골프엔 파3홀 티샷을 핀에 붙이는 "영웅"이 없다.

보기플레이어같이 치는게 차라리 낫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