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회사 설립에 참여했던 외국주주들이 떠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의 거부 카쇼기는 88년 그의 지분을 팔아 넘기고 떠났다. 그 이전 라자드
브라더스도 떠났다.

그러나 이들의 이한은 예외적인 것이었다. 팔 시기가 아닌데도 팔고 떠난
경우였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이들이 집단으로 떠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이 그동안 거두어들인 투자수익은 얼마나 될까.

국내종금사중 외국대주주가 가장 먼저 지분을 처분한 외국인주주는
한국종합금융의 라자드 브라더스였다.

지난76년 회사설립당시 자본금25억원의 50%를 출자했던 라자드브라더스
은행은 87년 보유지분을 다른 외국계은행에 넘겼다.

바클레이즈은행에 77년 20%,81년 5%등 보유주식의 절반인 지분25%를
팔았으며 87년에는 보스턴은행에 나머지 25%를 처분했다.

이은행은 77년당시 바클레이즈은행으로부터 주식매각대금으로 15억원
(투자금액의 3배)정도를 받았으며 87년에는 5배인 30억원에 보스턴은행
으로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투자한지 1년만에 출자금의 2.5배를 이익으로 남기는 장사를 하고
10년만에 4배를 남겨 한국을 철수한 셈이다.

물론 라자드브라더스가 챙긴것은 지분매매차익에 그치지 않는다.

이은행은 그동안 적지않은 배당수익도 거두었다.

78년 15%의 현금배당을 받았으며 80년 29.02% 81년 50% 82년2월 54.66%
82년11월 40.6 5%씩 각각 받았다.

83년이후에도 매년 12%정도를 배당받는등 적지않은 현금을 챙겼다.

현대종합금융의 해외대주주 쿠웨이트파이낸셜센터의 지분철수는 외국인
들이 국내종금사출자를 통해 얼마나 많은 이익을 챙겼는지 알수있게한다.

쿠웨이트파이낸셜센터는 지난77년4월 자본금25억원의 50%인 12억5천만원
을 출자한 이후 77년10월 쿠웨이트투자프로젝트사와 쿠웨이트재보험사등에
지분25%를 넘겼다.

이후 계속적인 유상증자를 통해 94년9월 자본금을 6백28억원(지분 20.9%)
으로 늘렸다.

이회사는 그러나 9월이후 주식매각으로 지분율을 20일현재 6.75%로
낮췄다.

증시를 통한 주식판매가는 주당 4만~5만원선.액면가격의 8배~10배로
처분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배당액까지 합친 쿠웨이트파이낸셜센터의 투자수익은 더욱 늘어난다.

현대종합금융은 78년 7.5%를 현금배당한 이후 79년 18% 80년 22% 81년
50% 82년 32% 83년 4.5%를 배당했다.

84년부터 93년까지는 12%씩,94년에는 13%를 주주들에게 나눠줬다.

쿠웨이트에서 현대종금출자사례를 "외국투자중 가장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것도 무리가 아니다.

물론 국내에서 지분철수를 추진하는곳이 현대종금만은 아니다.

새한종금의 해외대주주인 케미칼은행도 산업은행보유 지분매각과
연계해 주식을 처분할 계획이다.

케미칼은행은 주식액면가격에 15배정도의 프리미엄을 붙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몇몇 종금사 해외주주들이 지분매각을 검토중이다.

올해 종금으로 전환된 지방투금을 위시해 서울의 대형주금사들도
변신을 꾀하고 있는등 종금의 영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외국주주들이 이를 모를리 없다.

종금사의 수익성이 앞으로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지분을 철수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투자금융회사에서 종금으로 전환한 회사들이
외국파트너 찾는것도 그리 쉽지 않은 상황이다.

70년대에는 "종합금융회사"설립이 훌륭한 투자기회였지만 이제는
아니라는 얘기다.

종금업계에서는 타산적인 외국투자가들이 수익이 높은곳에 출자했다가
영업환경이 나빠지면 철수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보고있다.

70년대 당시의 국가신용도(컨트리 리스크)를 감안할경우 외국주주들이
종금사출자에서 거두어들인 수익은 투자의 대가라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증시에 M&A(기업합병 인수)바람을 일으켜 외국주주의
매매차익만 늘려주는 일은 없어야한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얘기다.

< 현승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