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을 향상시키면서도 환경문제를 유발시키지않는 제품 개발.

(주)팔마의 고강도 콘크리트 제조기술개발팀(팀장 육근창부장.36)은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의 콘트리트 흄관보다 강도가 1.5개 이상 향상되고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와 슬러지(찌거기)의 양을 대폭 줄인 것.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시멘트 양생과정에서 물의 양을 적게 사용하는
건식공법을 채택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물기를 거의 느낄수없는 보숭보숭한 상태에서 양생하는 것이다.

이외에 진동 원심 압축의 제조공법을 부가했다.

콘크리트 흄관 제조에는 물을 많이 사용하고 원심력을 이용하는 방법이
보편적이었다.

이 습식 흄관제조방법은 콘크리트 강도에 영향을 미치는 물을 사용하므로
강도가 떨어질수밖에 없는 단점이 있다.

또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및 슬러지등 공해문제를 해결해야만한다.

폐수및 슬러지 처리비용만도 막대하다.

1일 제품생산량을 1백32t으로 했을때 이번에 개발된 신기술은 슬러지
처리비용이 전혀 없는데비해 기존기술은 1일 슬러지발생량이 7.8t으로
t당 슬러지처리비용이 4만5천원이 든다.

연간 1억5백30만원이 소요되는 셈이다.

슬러지및 폐수처리 시설 설치비용을 포함하지않은 비용만도 막대하다.

또 기존의 습식방법은 원심력만을 이용하기때문에 제품의 균일화를
이루기가 어렵다.

자갈등 무거운것은 밖으로 튀어나가고 가벼운 것은 안으로 축적되어
제품의 안과 밖이 균일하지않다.

따라서 시간이 지남에따라 흄관의 안쪽이 떨어져나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결국에는 흄관 전체가 부식하게된다.

개발팀은 이문제를 해결하고자 원심력을 이용하는 공정에다 진동을 주는
공정을 추가했다.

진동을 줌으로써 자갈이나 모래가 골로루 퍼지게했다. 자갈층 모래층이
따로따로 생기지않아 강도가 높아졌다.

성형공정을 완전 자동화함으로써 생산성을 향상시킨점도 장점이다.
기존에는 성형공정에 4명이 필요했으나 1명만으로 관리가 가능하다.
생산공정의 청정화로 근로자를 구하기도 수월다.

팔마가 이기술을 개발하기는 7년전부터이다.

세계 각국의 콘크리트관 제조설비를 연구하던중 독일의 헨커사가
건식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알아내고 기술을도입했다.

그러나 도입기술은 폐수가 발생하지않는 장점은 있으나 흄관을 세워
제조하기 때문에 제품의 단면적이 기존흄관보다 커 재료가 증가되어
생산성 원가가 상승하는 단점이 있었다.

자체적으로 기술개발에 나섰다.

육팀장을 중심으로 전형만상무 정덕조 김현일 김현홍 한용택씨등으로
개발팀을 구성했다.

원심력에 진동을 주는 방법을 고안했으나 이론적으로 간단한 것이
생산과정에서는 제대로 되지않았다.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쳐야했다.

20여년간 콘크리트업에 종사한 육기동회장의 조언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육팀장은 "물의 배합 비율을 정하는데 6개월이 걸렸을 정도"라며
개발기간이 7년정도 걸린만큰 고생도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콘크리트 흄관 안쪽의 굴곡이 심한 문제도 골칫거리였다.

구간정량 투입방법을 고안해내고 1,2차로 투입하는 공정으로 해결점을
찾았으나 그과정이 너무 어려웠다고 육팀장은 말했다.

무엇보다도 어려웠던 것은 자금문제였다.

중소기업이 50억원을 투자하니 자금이 고갈되더라는 얘기이다.

공업진흥청으로부터 신기술마트인 NT를 획득하고나서야 겨우 자금을
구할수있었다고 전상무는 말했다. 이 시련기를 못견디고 임원급을
비롯한 몇명이 도중에 하차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기술의 우수성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수여하는
제1회청정기술대상을 수상하는 성과도 얻어냈다.

육팀장은 "이기술은 일본 독일등 선진국들도 개발에 실패한 것"이라고
자랑하고 "앞으로 내수는 물론 수출까지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용배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