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그룹의 이번 인켈 인수는 견실한 성장을 지속해 오던 국내정상급의
오디오전문업체의 사업포기라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오디오공장건설, 의정부공장의 천안이전을 통한 제품의
고급화를 추진하는등 의욕적인 사업확장을 행보를 계속하던 인켈이 해태
그룹으로 전격 인수된 배경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대해 인켈측에서는 창업주인 조동식명예회장이 79세의 고령으로
일선에서 은퇴하면서 평소 사회사업에 관심을 보이던 조석구회장에게
사회사업자금지원을 위해 자신명의의 지분을 판매했다고 밝히고 있다.

업계는 그러나 인켈이 그룹화되지 못한 단독기업으로서의 경영한계때문에
매각을 추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회사는 한계상황에 이른 국내오디오시장에대한 돌파구로 최근 중국
오디오공장건설, 생산제품을 기존 오디오중심에서 TV 비디오CD등 영상매체
분야로 확대등 다양한 사업확대를 추진했으나 경쟁회사들이 국내 굴지의
그룹계열사들이라는데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독기업으로서 연구개발이나 공장자동화등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기업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태그룹은 전자부분의 육성을 적극 계획하고 있으나 해태전자가 매출액의
70%가량을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메꿀만큼 시장기반이 취약하고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인켈인수를 적극 추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생산제품도 자동판매기 노래방기기 카오디오등 저급제품에 치중돼 있어
제품의 고급화및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한 제품생산이 절실한 상황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인켈 인수건도 해태그룹측에서 먼저 제안, 조명예회장과 해태그룹
박건배회장이 비밀리에 인수조건등을 1개월간 협의해 전격적으로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태그룹은 인켈을 계열사로 두되 인켈이 갖고 있는 전국 3백50여개의
대리점을 적극 활용, 내수시장공략을 적극화한다는 계획이다.

해태전자가 제조하고 있는 카오디오 노래방기기을 인켈의 대리점을 통해
판매하는 한편 인켈의 주력상품인 오디오부분의 영업을 강화한다는 방침
이다.

또 인켈이 세계 카오디오시장에 "셔우드"라는 브랜드명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활용, 세계시장진출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해태그룹은 특히 인켈인수를 계기로 멀티미디어사업부문을 강화, 인켈의
비디오CD 대형TV 컴퓨터모니터사업부문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인켈은 앞으로 해태그룹의 계열사로서 독립적인 경영을 하게될 전망이나
해태전자와의 역할분담등이 뒤따를 것으로 보여 사업부분조정등의 과정을
거치게될 것으로 보인다.

해태그룹은 인켈의 현경영진을 그대로 존속시키는 한편 상호자율성을
보장하고 공장통폐합등은 고려치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전자부분을 육성할 계획이어서 향후 인켈의 위상은 불투명한
상태다.

해태그룹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1조8천6백억원중 54.2%를 식품부문에서
올렸으나 이를 오는 2000년까지 39%로 끌어내리고 전자등 비식품부문의
비중을 50%대로 높인다는 장기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어쨌든 이번 해태그룹의 인켈인수로 국내 오디오시장은 가전3사를 비롯한
롯데전자 태광산업 아남전자등 거대그룹 중심으로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