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것도 자연 골프장에 따라, 또 티오프시간에 따라 차이는 있었겠지만
지난 주말에는 올겨울들어 처음으로 그린이 튀었다.

새벽팀의 경우 흰 서리가 앉은 그린에 볼이 튀기까지 했으니 플레이에
어색한 감이 많았을 것이다.

그린이 얼어 볼이 튈 경우 골퍼들은 대개 "스코어를 제대로 내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오늘 골프는 내 진정한 실력을 발휘할 여건이 못된다"는 것.

그러나 그린이 얼어붙은 것도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부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자연변화"의 하나이다.

그린이 얼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골프치러 나갔다면 그에 맞춰 "더욱
열심히"치는 것이 골퍼의 도리이다.

지난 겨울 스크래치골퍼인 B씨는 필드가 꽁꽁 언 한겨울에도 70타라는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했었다.

그린이 얼었건 아니건간에 언제나 그에 맞춰 치는 것이 골프라는 얘기다.

"이유없음"이 바로 골프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