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 이스트( Look East )".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가 추진중인 동방정책이다.

즉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국가에서 배우자는 경제정책이다.

이러한 정책은 경제의 개방화 ,세계화,적극적인 투자유치 정책과
어울어져 눈부신성장신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제는 오히려 우리가 한수 배워야 할 입장이다.

말레이시아에 가면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도처에 활력이 넘치는데
놀라게된다.

우선 콸라룸푸르국제공항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저력을 느끼게 된다.

입국심사대를 통과하면 아무런 검사없이 짐을 들고나올수있다.

까다로운 세관검사에 익숙해진 우리로서는 세관원이 없느게 이상할정도다.

그만큼 말레이시아는 국제화돼있다는 증거다.

외국기업들의 기업활동도 자유롭고 실적도 좋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전자말레이시아현지법인(SEMA).이회사는 지난해
일본의 대학교수들이 연구대상기업으로 지정할정도로 잘돌아가고
있다.

콸라룸푸르서방 50 셀랑고주 포트클랑공단에 있는 세마공장.대지
2만5천평,건평3천평규모인 이공장은 4개의조립라인 2개의 가공라인을
갖추고연간80만대의 전자레인지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91년 공장가동이래 증설을 거듭,지난10월말로 누계생산량이
2백70만대를 넘어섰다.

지난8월부턴는 월간 10만대씩 생산하는 체제를갖추기에 이르렀다.

연간 매출액은 8천만달러. "일본업체들이 생산지를 동남아로 옮기는데
대응하고 본사의 생산구조를 고부가가치쪽으로 바꾸기위해 현지공장을
세우게됐다" 장규석 법인장은 이러한 전략이 성공했다고 말한다.

삼성전자는 현지법인설립전에 철저한 준비를 했다.

공장가동전에 한국에 유학온 말레이시아 학생을 채용,본사에서 장기간
연수를 시켰다.

이와함께 현지채용인에 대해 사전 본사교육도 시켰다.

이는 언어 문화적 이질감을 극복,공장운영을 조기에 정상화하기위한
포석이었다.

가동초기 조립라인이 1개였던 것이 1년후에 4개로 늘릴수있었던
것도 이같은 사전 교육에 힘입은 바 크다.

삼성은 특히 서로다른 문화에서오는 따른 이질감해소에 신경을
쓰고있다.

종업원자치조직을 통해 상이한 문화사안에 대해서는 현지종업원의
의견을 따르는 경영을 하고있다.

종교행사 식당 기숙사 사보 스포츠등을 자치회의 결정에 따라 하도록
한다.

삼성은 이에 머물지않고 한국적 기업문화를 현지종업원에게 접목시키기위해
애쓴다.

야유회 체육대회 송년파티 부서별생일파티를 열어주고 생일선물도준다.

한국과 비슷한 경노효친사상이 있는점을 감안,공장방문을하는 종업원부모들
을 위한 숙소까지 준비할 계획이다.

삼전전자의 말레이시아 진출에 있어 한가지 특기할만한 점은 전자레인지
핵심부품업체와 동반진출했다는 사실이다.

그로벌화의초기단계에 있는 한국기업들가운데서는 보기드문 일이다.

동양전원 대희전자 영림전자등은 삼성전자와 함께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옮겼다.

이들 중소기업들은 생산량의 50%를 삼성에 납품하고 나머지는 다른업체에
공급한다.

물론 삼성이 거래선을 알선해주기도 한다.

이같은 동반진출은 가격 품질 납기가 만족할만하고 국내산업의 공동화도
방지되는등 상호이익이 있다.

SEMA공장의 생산성은 매우높다.

불량률이 매우낮다.

지난9월의 경우9만9천3백88개의 전자레인지중 3백47개가 불량이었다.

불량률은 0.4%.지난달에는 0.3 3%에 불과했다.

이는 노동의질이 비교적 좋다는 얘기이다.

장 법인장은 다만 말레이시아근로들은 한국인에 비해 체력이 달리는게
흠이라고 말한다.

세마공장은 선적할수 있는 항구와 불과 자동차로 5분거리에 떨어진곳에
위치한데다 언제라도 선적이 가능한 이점이 있다.

100%수출하고 있기때문에 구태여 창고에 쌓아둘 필요도 없다.

한국에 비해 그만큼 물류비용이 적게 먹힌다.

전체적으로볼때 한국제품에 비해 10%이상 원가경쟁력이 있다고 장
법인장은 털어났다.

현재 세마에는 총 5백명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다.

이중 한국인은 법인장1명 과장5명등 6명뿐이다.

사람에 관한한 거의 현지화돼있는 셈이다.

오는 95년부터는 현지인중에서 과장이 나온다.

삼성은 현지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이 4백50달러로 낮은데다 금융비용이
연 8%이하인 까닭에 경쟁력이약화되는 품목은 계속 미레이지아로
옮길 예정이다.

< 콸라품프르=김형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