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로 일본호텔을 예약하고 바이어와 상담할수 있는 자동통역전화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컴퓨터에 외국어번역기능을 부가한 자동통역전화의 등장은 무역 외교뿐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일대변혁을 가져와 언어장벽없는 지구촌을 실현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동통역전화시스템 개발은 지난80년말부터 미국 일본등 선진국에서
본격화돼 실용화시험이 한창으로 멀티미디어시대의 개막과 함께 더욱
빠르게 진전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간단한 연속적인 대화를 인식할수 있고 문법에 충실한 문장일
경우 95%까지 번역을 해낼수 있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까지는 능숙한 통역자의 수준까지 발전돼 국제회의
일상대화등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통신이 일본 통신사업자인 KDD(국제전신전화)와 손잡고
한일자동통역전화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업자는 지난8월 자국어로 상대국호텔을 예약할수 있는 한정된 용도의
자동통역전화를 공동개발키로 합의했다.

이 자동통역전화는 연말께 실용화시험을 거쳐 내년중 우선 2백~3백개정도의
어휘로 호텔을 예약할수 있는 자동통역호텔예약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양사업자는 이어 2000년까지 3천개의 양국단어를 인식 번역하는 시스템을
완성하고 2005년까지는 1만개이상의 단어를 알아듣는 고급회화수준의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자동통역전화시스템은 음성인식 기계번역 음성합성등 3개부문으로 이루어져
기능을 하게 된다.

음성인식은 컴퓨터에 입력된 특정국가의 언어를 문자 또는 부호로 바꾸고
기계번역부가 이 문자를 상대국문자로 번역한뒤 음성합성부에서 번역된
상대국문자를 다시 음성으로 변환, 전달하는 방식으로 통역이 이루어진다.

한국통신의 한관계자는 자동통역전화가 인공지능(AI)이나 컴퓨터기술을
이용, 자동적으로 번역하는 시스템으로 한글이 일본어와 문법상 유사해
조기실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통신은 이와함께 한 영 자동통역전화시스템 개발도 추진하는 한편
광범위한 분야에 이용할수 있는 국제자동통역전화의 개발을 위해 97년까지
개별적인 기술을 결합, 2000년까지 시험운영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 김형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