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독자모델인 스포티지와 세피아해치백의 호주지역 판매권을 미
국 포드자동차에 넘겼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는 자본합작선인 포드측이 호주지역에서 스
포티지와 세피아해치백(세피아레오)를 판매하겠다고 요청을 해옴에 따라 이
를 수락키로 했다.

이에따라 기아의 독자모델인 스포티지와 세피아해치백은 호주시장에서 기아
브랜드가 아닌 포드브랜드로 팔리게 됐다.

기아자동차는 당초 호주시장에 합작선인 일본의 이토추(이등충)상사의 판매
망을 통해 기아브랜드로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포드측이 호주시장의 특성상
호주시장에서는 자신들이 판매하겠다고 강력히 요구해옴에 따라 방향을 선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자동차는 그동안 스포티지의 상품력을 고평가,미국시장에서도 포드브랜
드로 판매하겠다고 강하게 요청해왔으나 기아자동차는 기아딜러들이 세피아
판매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점을 들어 이를 거부했다.

포드자동차는 기아자동차 지분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대주주인데다 소형승
용차 페스티바(국내명 프라이드)에 이어 아스파이어(국내명 아벨라)도 포드
(마케팅)-마쓰다(설계)-기아(생산)의 3사간 협력체제를 구축,미국을 비롯한
주요시장에 대한 판매를 전담하고 있다.

따라서 기아자동차로서는 포드의 요구를 무조건 묵살할수만은 없는 상태이
다.

포드는 기아로부터 스포티지를 공급받아 내년부터 연간 5천-1만대를 호주시
장에 판매할 계획이며 아직 생산되고 있지 않은 세피아해치백도 생산이 시작
되는대로 판매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