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김포 원동기정비부의 정희관부장(53). 그는 항공기 심장이라
불리는 엔진 해부전문가다.

통상 1만시간을 비행하고 돌아온 항공기 엔진을 분리해낸후 약 10만개의
부품을 모두 분해,이상여부를 점검하는게 그의 일이다.

대당 가격이 60억원쯤하는 엔진을 금다루듯 주무르는 "마이더스의 손"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95대의 항공기가 무사비행을 할 수 있는
것은원동기 정비부의 역할이 크다.

특히 지금은 현장업무가 많지는 않지만 항공기엔진정비의 마무리를
총체크하는 정부장의 몫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유럽의 에어버스사로부터 1백번 출항기준 엔진이상으로
비행이 지연되는 비율이 소수점이하의 기록을 인정받고 있다.

CF6-50엔진에 대해서는 25만시간 무결함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정부장이 이끄는 정비부사람들의 땀의 결실이다.

정부장은 "엔진을 정비한 부위에 따라 작업자들의 이름이 기록돼
엔진결함이 생기면 정비한지 10년이 지나도 추적된다"고 설명하고
"항공기정비를 한지 30년이 됐지만 결함추적을 당한 불명예는 한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교통부 과기처가 인정하는 항공정비사자격뿐만 아니라
미국연방항공국 (FAA)의 기체및 엔진정비자격을 갖고 있다.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진로를수정,항공정비분야에서 빼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특이한 이력이기도 하다.

정부장은 요즘 건설중인 김해정비공장과 부천정비공장 내부 레이아웃
설계자문에 바쁘다.

최고의 정비는 공장내부설계에 좌우된다는 회사측의 방침에 정부자의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