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ECD 가입하의 환위험 대응전략 ]]]

민상기 < 서울대 교수 >

지금까지의 환율정책은 무역수지균형이 목표였다.

정부는 그동안 수출업체가 가격경쟁력을 가질수 있도록 원화절상을 피하고
수출입거래에서 환위험을 줄이기 위해 환율의 하루 변동폭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해 왔다.

이때문에 환율결정에 미치는 국내외변수에 대한 기업의 분석능력이 배양
되지 못했다.

기업차원의 환관리체계 정비도 미흡했다.

달러환율이 안정되면 모든 환율이 안정된듯한 환상에 빠져 엔화환율예측은
게을리했다.

우리나라의 OECD가입을 앞두고 자본자유화가 진척되면 외자가 자유로이
드나들수 있게 된다.

무역수지뿐만 아니라 자본수지에 따라 환율이 달라질 것이다.

무역수지가 적자라 하더라도 원화는 절상될수 있다.

정부가 환율을 안정시켜줄 것이라는 기대도 없어져야 한다.

자본자유화가 되고나면 정부가 환율을 안정시킬수 있는 능력이 사라지게
된다.

최근 2년동안 엔고현상에 힘입어 국내경제가 활성화돼 왔다.

1달러당 8백원, 1백엔당 8백25원의 시대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아래 국내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1달러당 7백원시대가 올 가능성도 크다.

기업들은 원화절상에 따른 대비를 철저히 해야할 것이다.

80년대말처럼 원화절상에 의한 불황이 앞으로 되풀이될 가능성도 많다.

달러환율의 단기적변동폭도 확대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달러환율이 하루 1원이상 바뀐 날이 매우 드물었으나 자본
자유화가 이루어지면 하루 5원이상 바뀌는 날도 많아질 것이다.

기업들은 결제시점을 잘못 택함으로써 발생할수 있는 손실을 없애도록
환위험노출분석을 체계화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선물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실수요증빙요구나 외국환은행
포지션규제를 완화하고 금융선물거래법을 제정하는등 법과 제도의 정비에
나서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