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합니다] 구자성 <럭키개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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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개발은 올해초 구자성사장이 취임한 이래 10개월가까이 강도높은
체질개선작업을 벌여왔다.
요란한 구호를 내세우기보다는 소리없이,그러나 치밀하게 추진돼온 이
개선작업의 내용은 조직운영에서부터 인사제도,외주업체관리및 육성,
기술개발,현장위주경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에 걸쳐있다.
럭키개발의 체질개선작업은 당장 회사의 이윤을 높이는게 아니라 장기적
시각에서 품질향상및 생산성향상을 이룬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요즘
유행하는 일과성 경영혁신과는 구별된다.
특히 "수익성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공사의 품질과 안전확보에 최우선한다"
는 방침이 세워져있어 현재 사회문제화돼있는 부실시공과 관련해서도 그
결과가 주목되고있다.
-회사 분위기가 달라졌다고들 하던데요
"의사결정방식의 변화때문일겁니다. 과거엔 위로부터 지시에 의해 주요
사업내용이 결정됐지만 이젠 실무 전문가들이 모여 사업내용을 결정하고
해당 본부장에게 보고하는 형식으로 회사가 운영되고있습니다.
실무 전문가는 대개 담당임원 부장 과장급입니다. 본부장들은 실무
전문가들이 결정한 사항에 눈에띄는 오류가 있을 경우 재검토를 지시할
수 있으나 아직까지 재검토 결정이 내려진 예는 없는 걸로 압니다.
이제 사장의 권한은 없어지고 역할만 남은 셈입니다. 물론 이같은
방식이 아직 정착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언젠간 정착될것이고 그렇게되면 럭키개발은 진정한 "프로의
조직"이 될 겁니다"
-이같은 운영방식을 도입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라면회사에서 사장 입맛에 맞는 라면을 만들면 두봉지밖에 안팔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건설회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위로부터의 지시에 의해 사업
내용이 결정되면 특정인의 취향에는 맞겠지만 대다수 고객에겐 맞지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조직자체를 고객을 위한 것으로 바꾸기위해 이같은 운영방식을
도입하게 됐다고 할수있습니다"
-인사관리와 협력업체관리방식은 어떤지요.
"건설업체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게 인력관리입니다. 건축으로 말하자면
기초공사내지 골조공사에 해당하는 셈이지요. 그래서 사내에 인재개발
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또 현장소장 현장관리팀장 관련임원등으로 외주관리심의위원회를 구성,
협력업체의 관리및 육성을 담당하도록 했습니다. 실력있는 협력업체를
공개적으로 선발, 공정하게 관리육성하기 위해서지요.
인력관리의 관건이 객관성확보와 신뢰성제고인만큼 앞으로도 이같은
방향으로 인사관리방식을 꾸준히 개선해 나갈 방침입니다"
-특별히 주력하고있는 사업분야가 있습니까.
"럭키개발은 국제적 종합건설업체로 성장하는것을 목표로 삼고있습니다.
이를위해 토목 건축 플랜트 기전등 어느 한 부문도 취약한 곳이 없는
업체로 키워나갈 생각입니다.
실제로 고도의 정밀도가 요구되는 반도체실험 연구실에서부터 유화플랜트
지하철 아파트 발전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있지요.
해외사업도 매출액의 30%가 넘지않는 한도내에서 꾸준히 추진할 예정
입니다.
다만 요즘 유행하는 해외개발투자사업같은것은 당분간 삼가고 대신
저개발국가의 사회기반시설등을 수주하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럭키개발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서해대교를 대림산업과함께 수주
했는데 그 건립계획은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요.
"서해대교는 길이가 8km에 가까운 초대형 다리입니다. 게다가 이 다리를
바다위에 놓아야하기때문에 어려움이 더 큽니다.
5-6m의 파도가 출렁이는 상태에서 무게가 60t이 넘는 상판을 옮겨야하는
등 난공사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아직 이같은 대형다리를 건설한 경험이 우리나라엔 없어 세토대교를
건립했던 일본의 기술과 경험을 일부 배워와야 할것으로 보입니다.
어떻든 서해대교는 비용을 따지지않고 우리나라를 상징할수있는 가장
튼튼하고 안전한 다리로 건설하겠습니다. 현재 다리건립의 전단계로
콘크리트공장건설에 착수했습니다"
-요즘 부실시공문제로 건설업계뿐아니라 나라 전체가 야단인데요.
"건설업계에 몸담고있는 사람으로서 깊은 자괴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이같은 사고의 책임을 어느 한 사람,또는 어느 한 부문의 잘못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건설에는 발주처에서부터 설계자 시공자 감리자등 이해관계가 상충될수
있는 여러 집단이 관계돼있습니다.
부실이나 사고는 이들 집단의 연결고리에 문제가 생길때 발생한다는게
개인적 소견입니다.
이해를 달리하는 집단 모두가 인정할수있는 룰이 있고 그 룰을 존중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엔 아직 모두가 승복할만한 룰이 정립돼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사고의 근본원인을 캐내지 못한채 특정인물이나 특정
부문에 가시적 책임을 묻는것으로 그쳐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물론 우리 시공업체들이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하겠지만 이번 기회에
발주처 설계자 전문건설업체 시공자 감리자 정부등 건설에 관계된
모든 연결고리를 총체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럭키개발은 어떤 부실방지대책을 세우고 있습니까.
"설계에서부터 사후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단계의 품질점검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설계단계에서는 설계검토위원회가 설계도를
사전검토합니다.
그리고 시공중에는 세부 공종별점검제도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또 사장
직속의 품질관리팀이 정기적으로 모든 공사현장을 점검,부실방지 및
품질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원가나 공기를 못맞추는 것은 용납해도 품질과 안전에 실패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부실을 없애고 품질을 높이기위해서는 성장율까지
축소할 용의가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일자).
체질개선작업을 벌여왔다.
요란한 구호를 내세우기보다는 소리없이,그러나 치밀하게 추진돼온 이
개선작업의 내용은 조직운영에서부터 인사제도,외주업체관리및 육성,
기술개발,현장위주경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에 걸쳐있다.
럭키개발의 체질개선작업은 당장 회사의 이윤을 높이는게 아니라 장기적
시각에서 품질향상및 생산성향상을 이룬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요즘
유행하는 일과성 경영혁신과는 구별된다.
특히 "수익성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공사의 품질과 안전확보에 최우선한다"
는 방침이 세워져있어 현재 사회문제화돼있는 부실시공과 관련해서도 그
결과가 주목되고있다.
-회사 분위기가 달라졌다고들 하던데요
"의사결정방식의 변화때문일겁니다. 과거엔 위로부터 지시에 의해 주요
사업내용이 결정됐지만 이젠 실무 전문가들이 모여 사업내용을 결정하고
해당 본부장에게 보고하는 형식으로 회사가 운영되고있습니다.
실무 전문가는 대개 담당임원 부장 과장급입니다. 본부장들은 실무
전문가들이 결정한 사항에 눈에띄는 오류가 있을 경우 재검토를 지시할
수 있으나 아직까지 재검토 결정이 내려진 예는 없는 걸로 압니다.
이제 사장의 권한은 없어지고 역할만 남은 셈입니다. 물론 이같은
방식이 아직 정착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언젠간 정착될것이고 그렇게되면 럭키개발은 진정한 "프로의
조직"이 될 겁니다"
-이같은 운영방식을 도입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라면회사에서 사장 입맛에 맞는 라면을 만들면 두봉지밖에 안팔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건설회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위로부터의 지시에 의해 사업
내용이 결정되면 특정인의 취향에는 맞겠지만 대다수 고객에겐 맞지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조직자체를 고객을 위한 것으로 바꾸기위해 이같은 운영방식을
도입하게 됐다고 할수있습니다"
-인사관리와 협력업체관리방식은 어떤지요.
"건설업체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게 인력관리입니다. 건축으로 말하자면
기초공사내지 골조공사에 해당하는 셈이지요. 그래서 사내에 인재개발
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또 현장소장 현장관리팀장 관련임원등으로 외주관리심의위원회를 구성,
협력업체의 관리및 육성을 담당하도록 했습니다. 실력있는 협력업체를
공개적으로 선발, 공정하게 관리육성하기 위해서지요.
인력관리의 관건이 객관성확보와 신뢰성제고인만큼 앞으로도 이같은
방향으로 인사관리방식을 꾸준히 개선해 나갈 방침입니다"
-특별히 주력하고있는 사업분야가 있습니까.
"럭키개발은 국제적 종합건설업체로 성장하는것을 목표로 삼고있습니다.
이를위해 토목 건축 플랜트 기전등 어느 한 부문도 취약한 곳이 없는
업체로 키워나갈 생각입니다.
실제로 고도의 정밀도가 요구되는 반도체실험 연구실에서부터 유화플랜트
지하철 아파트 발전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있지요.
해외사업도 매출액의 30%가 넘지않는 한도내에서 꾸준히 추진할 예정
입니다.
다만 요즘 유행하는 해외개발투자사업같은것은 당분간 삼가고 대신
저개발국가의 사회기반시설등을 수주하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럭키개발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서해대교를 대림산업과함께 수주
했는데 그 건립계획은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요.
"서해대교는 길이가 8km에 가까운 초대형 다리입니다. 게다가 이 다리를
바다위에 놓아야하기때문에 어려움이 더 큽니다.
5-6m의 파도가 출렁이는 상태에서 무게가 60t이 넘는 상판을 옮겨야하는
등 난공사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아직 이같은 대형다리를 건설한 경험이 우리나라엔 없어 세토대교를
건립했던 일본의 기술과 경험을 일부 배워와야 할것으로 보입니다.
어떻든 서해대교는 비용을 따지지않고 우리나라를 상징할수있는 가장
튼튼하고 안전한 다리로 건설하겠습니다. 현재 다리건립의 전단계로
콘크리트공장건설에 착수했습니다"
-요즘 부실시공문제로 건설업계뿐아니라 나라 전체가 야단인데요.
"건설업계에 몸담고있는 사람으로서 깊은 자괴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이같은 사고의 책임을 어느 한 사람,또는 어느 한 부문의 잘못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건설에는 발주처에서부터 설계자 시공자 감리자등 이해관계가 상충될수
있는 여러 집단이 관계돼있습니다.
부실이나 사고는 이들 집단의 연결고리에 문제가 생길때 발생한다는게
개인적 소견입니다.
이해를 달리하는 집단 모두가 인정할수있는 룰이 있고 그 룰을 존중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엔 아직 모두가 승복할만한 룰이 정립돼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사고의 근본원인을 캐내지 못한채 특정인물이나 특정
부문에 가시적 책임을 묻는것으로 그쳐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물론 우리 시공업체들이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하겠지만 이번 기회에
발주처 설계자 전문건설업체 시공자 감리자 정부등 건설에 관계된
모든 연결고리를 총체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럭키개발은 어떤 부실방지대책을 세우고 있습니까.
"설계에서부터 사후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단계의 품질점검제도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설계단계에서는 설계검토위원회가 설계도를
사전검토합니다.
그리고 시공중에는 세부 공종별점검제도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또 사장
직속의 품질관리팀이 정기적으로 모든 공사현장을 점검,부실방지 및
품질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원가나 공기를 못맞추는 것은 용납해도 품질과 안전에 실패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부실을 없애고 품질을 높이기위해서는 성장율까지
축소할 용의가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