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4시15분께 충북 단양군 적성면 애곡리 앞 충주호에서 신단양을
떠나 충주로 운항하던 충주호 관광선 소속 충주제5호(선장.문세권.43)
기관실에서 불이나 3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불은 불과 10여분 사이에 선실과 갑판 등으로 옮겨 붙으면서 선체가 거의
다 불에 탔으며 차성환씨(61.서울 서대문구 냉천동 33-1) 등 승객 7명이
익사했거나 불에타 숨지고 6명이 중상, 20여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배에는 승객 1백20명과 승무원 3명 등 1백23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유람선에 탔던 이을봉씨(57.서울 서대문구 옥천동 126-169)는 "갑판
위에서 있던중 배 기관실 부분에서 검은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아 구명
조끼를 입고 인근을 지나던 유람선에서 던져준 밧줄을 잡고 배에 옮겨탔다"
고 말했다.

이씨는 또 "선실 안에 있던 남자 승객들이 화재 직후 선실 유리를 깨고
구명조끼와 밧줄 등을 던져줘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사고 순간을
회상했다.

사고가 나자 때마침 이곳을 지나던 충주 2호 유람선과 경찰 등이 물속에
뛰어든 승객들을 대부분 구조했으며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경비정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나 날이 어두워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불길이 맨처음 기관실 근처에서 솟았다는 목격자들의 말에 따라
기관 과열로 불이난 것이 아닌가 보고 화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승무원
가운데 4명이 승선하지 않은 이유에대해서 관계자를 불러 추궁하고 있다.

사망자들의 사체는 제천시내 서울병원과 주민병원 영안실로 옮겨
안치됐으며 부상자들은 단양읍내 서울의원과 중앙의원 등으로 후송,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 86년 건조돼 9년째 충주호에서 운행돼 온 이 배는 54t급으로
정원은 승객1백24명과 승무원 3명 등 1백27명이며 지난 8월 30일
서울 한국 선급협회로 부터 정기검사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선박은 오후 6시께 약 6 가량 떨어진 신단양 선착장으로 예인됐으며
경찰은 선장 문씨를 연행,정확한 화인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충주호 유람선 관계자는 "사고 선박은 동양화재보험에 승선자에
대해 3억원 짜리 보험에 가입돼 있어 사망자 1명당 5천만원까지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