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가맹점개방에 관한 논의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20일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미국계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한국지점
은 최근 국내에서 마스터카드의 신용카드매출전표를 매입하는 업무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BOA는 마스터카드의 매출전표를 매입하면서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
(평균 3%선)중 카드발행사인 국내카드사에 대해서는 발행자보전수수료를
낮게 책정할 움지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대해 국내카드사들은 "국내에서 카드를 발행하지도 않고 카드가맹점도
갖고 있지 않은 BOA가 마스터카드로고가 붙었다고해서 국내카드매출전표를
매입한다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만약 BOA가 자신들이 발행하지 않은 국내카드전표를 매입하고 이를 중요
사업으로 삼는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각 카드사별로 구별돼 있는 가맹점망이
마스터카드를 중심으로 재편돼 이를 중심으로 가맹점이 개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비자카드에도 영향을 줄것으로 예상된다.

BOA측은 마스터카드의 규약상 마스터카드로고가 붙은 전표를 매입하는 것은
아무런 하자가 없고 국내에서 카드업인가도 받았기 때문에 이를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강행할 태세다.

반면 가맹점수수료부분이 수익의 큰 부분을 점하고 있는 국내카드사들은
새로 시작해서 가맹점이 별로 없는 신규참여업체들외에는 대개는 크게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카드 등 대개의 카드사들이 영업수익의 30%정도를 가맹점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BOA의 참여가 가맹점수수료인하경쟁을 불러올 것이며 이는
가뜩이나 연체가 많아 고전하고 있는 국내카드사들의 재정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외국은행중 카드매출전표를 매입하고 있는 곳은 BOA 한곳으로 알려져 있다.

BOA는 3-4년전 비자카드매출전표매입과 관련, 이와 유사한 문제가 닥쳤으나
발행자보전수수료를 2.5%를 발행사인 국내카드사들에 보전해 주기로 합의
했다.

그러나 마스터카드에 대해서는 이같은 합의가 없었다.

한편 마스터카드는 카드발급사를 보호하기 위해 올해부터 카드발행없이
전표매입만하는 은행에 대해 "ADF"(ACCEPTANCE DEVELOPMENTFEE)라는 수수료
1%를 물리고 있다.

BOA한국지점이 마스터카드전표를 매입하고 발행자보전수수료를 낮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이에따라 BOA측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

마스터카드한국지사측은 "BOA가 전표매입을 강행할 경우 국내카드사들이
인수를 거절할 수도 있다"면서 타협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BOA와 국내카드사들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합의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