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누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해의식이 확산되면서 의류업계의 DM
신판 DB마케팅등 대소비자직접마케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취업 입학 졸업시즌마다 해당 잠재고객들에게 광고
우편물을 직접 발송해온 의류업체들이 개인신상정보누출을 우려한 소비자들
의 과민반응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고객정보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해져 DM(Direct mail)발송을 취소하는
업체들이 나타나는가 하면 신용회원 패밀리카드회원의 신규가입과 경신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백화점우수고객명단이 유출돼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지난달의 "지존파"사건이후 더욱 심해지고 있다.

매년 대졸사원공채시즌에 "빌트모아"등 중저가신사복홍보물을 대학졸업
예정자들에게 발송해온 삼성물산 에스에스는 금년에는 DM발송을 하지 않기로
했다.

정보습득경위에 오해도 사기쉽고 오히려 이미지관리상 해가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더욱이 금년에는 지존파 사건이후 DM발송을 위한 기본자료도 구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이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신원은 이달들어 패밀리카드 신규가입자수가 감소추세에 있고 특히 갱신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10%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신원은 이에 따라 고객에게 발송하는 우편물의 겉봉과 내용물에 절대 전화
번호를 명기하지 않는등 고객정보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해당부서원들만 컴퓨터화면으로 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했고 프린터출력은
부서장의 허락없이는 절대로 불가능하게 통제하고 있다.

신판조직 1백10명 패밀리카드관련직원 40명등 대고객직접마케팅에만 1백
50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유림도 자세한 신상기재를 꺼리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자택 및 회사주소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등만 기재하고 주거형태 재산등에
대해서는 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고객들이 부쩍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패밀리카드제를 운영하고 있는 서광은 개인정보사용범위를 분명히 명기해
줄 것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정보사용에 대해 고객들이 이렇게 예민한 반응을 보임에 따라 일부
업체들이 도입하려던 DB(데이터베이스)마케팅이 검토단계에서 포기되고
있다.

고객들의 취미 주거형태 가족사항 차량소지유무 및 차종 등 자세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연령별 계층별로 차별화된 광고전략을 펴는 DB마케팅의
기본자료확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 권녕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