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사고 이후 뇌사상태에 빠진 모탤런트의 장기기증이 살신성인의
미담으로 사람들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의학계에서 조차 아직까지 뇌의 죽음을 곧바로 인간이라는 개체의 죽음으로
인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지만 현재의
추세는 뇌사를 개체사로 인정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느낌이다.

왜 그럴까.

이는 인간의 사고와 생명활동을 지배하는 최고 사령탑은 바로 뇌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시 척추동물의 진화를 추적해보자.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 인간의 순서로 진화된 척추동물들의 뇌는
사실 척수라고 하는 신경다발의 집합체 앞끝부분이 비대되어 이루어진
것이다.

땅에 뿌리를 박아 정적일수밖에 없는 식물과 달리 외부 환경에 역동적으로
대응하여 살아가야 하는 동물들은 체내에 산재된 신경다발의 등쪽에 모여
척수를 형성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정보전달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진화가 거듭됨에 따라 시각 청각 후각등이 집중된 머리쪽, 즉 척수의 앞끝
부분에 수백억개의 신경세포가 자리잡게 되었으니 이것이 바로 뇌이며 동물
진화의 극에 있는 인간의 뇌는 사고와 생명활동에 중추적 기능을 하는
최중요 기관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뇌를 두수 수지해라 하였으니 위에서 설명한대로 척수가 뇌의
뿌리라는 진화론적 입장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한편 신주골 생수 통어뇌(신주골 생수 통어뇌)라 하였으니 지난번에
설명한 뼈(골) 골수(수)등과 더불어 뇌의 충실여부도 신이라는 장부와
연관된 것으로 파악하였다.

따라서 신이 건전하지 못하면 뇌도 충만하지못해 귀에서 소리가 나고
(이명), 눈앞이 아찔거리는(목현)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입시준비의 수험생이나 건망증이 심한 중년남성에게는 가벼운 군것질감으로
호도를 권할만하다.

뇌의 모습과 홉사하고 어찌보면 남성들 고환의 모습을 띠고 있는 호도는
동기상구(동일한 기운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그 기운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라는 한의학 이론에 가장 적합한 보신 건과류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