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회장들이 제12회 아시안게임기간중 대거 히로시마에 체류한다.

대한체육회가맹 경기단체장직을 맡고 있는 대기업회장을 중심으로 30일
현재 대회참관계획을 확정한 인사는 모두 16명.

이들은 대부분 개막식 또는 종목별 경기일정에 맞춰 히로시마에 도착,
선수단을 격려하거나 관련 홍보활동을 벌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업무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아마추어레슬링협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건희삼성그룹회장은 30일
출국, 7일 귀국예정으로 대회참관 인사들중 가장 긴 체류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대한올림픽위원회부위원장 및 국제승마연맹 주스폰서이기도 한 이회장은
히로시마체류기간에 아시아지역의 정치 재계인사들과 폭넓은 접촉을
갖고 IOC(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으로 선임될 것에 대비한 활동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산하 제일기획이 이번대회 홍보대행사로 지정된 것과 관련, 업무
파악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준대한축구협회장(현대중공업고문.국회의원)은 아직 구체적 일정은
잡지 않았지만 개막식이 끝난후 도일,축구경기를 예선부터 관람하고
선수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2002년 월드컵유치위원회 부위원장이기도 한 정회장은 대회기간중
아시아체육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월드컵유치에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파악됐다.

메달박스인 양궁 회장직을 맡고 있는 정몽구현대정공회장은 개막식에는
불참하는 대신 양궁이 열리는 5일부터 10일까지 히로시마에 체류할
예정이다.

정회장은 국제대회가 열릴때마다 시종일관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볼
정도로 양궁에 대한 열의가 대단한 것으로 유명하다.

정회장은 체일기간에 동경지사에 들러 업무추진도 겸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원쌍용그룹회장과 김선홍기아그룹회장은 경기단체를 맡고 있지
않지만 홍보 또는 업무협의차 히로시마에 갈 계획이다.

30일 출국하는 김석원회장은 99년 용평에서 열리는 동계아시안게임을
홍보하는데 주력하며,김선홍회장은 대회도 관람하고 협력관계사이자
본사가 히로시마에 있는 일본 마쓰다자동차와 업무를 협의하기 위해
1일 현지로 갈 예정이다.

또 이래흔현대건설대표(역도) 이종훈한전사장(배구)은 1일,박재면
현대건설회장(수영)은 3일,조내벽라이프그룹회장(펜싱)과 이석희
대우통신회장(요트)은 5일,박용태아시아나항공부사장(볼링)은 8일,
이현태현대석유화학회장(야구)은 9일,정보근한보그룹부회장(하키)은
13일 각각 출국해 선수단을 격려한다.

박정기한덕생명회장(육상)과 이창수삼익건설회장(소프트볼)은 히로시마
에 갈 계획은 확실하나 일정은 정하지 않은 상태이다.

최근 한국의 메달기대종목으로 떠오른 사격연맹의 김남구회장(재일동포
사업가)은 거주지가 일본인데다가 이번에 사격심판관으로 선임돼
대회기간 내내 히로시마에 체류한다.

아마추어복싱연맹회장인 한화그룹 김승연회장과 탁구협회장인 동아그룹
최원석회장은 현재 해외에 체류중이어서 참관계획이 불투명하다고
그룹관계자가 밝혔다.

체조협회 김만제회장(포철),농구협회 김상하회장(삼양사),골프협회
이동찬회장(코오롱)은 회사업무나 해외출장때문에 이번대회를 참관하지
못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