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김청씨(32)가 1년만에 브라운관에 복귀, ''한많은 여자''로 변신
한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8월까지 영화 ''애니깽''(감독 김호선)의 멕시코 현지
촬영으로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감췄던 김씨가 10월12일부터 방송되는
KBS2TV 50부작 ''인간의 땅''에서 ''비극의 여인'' 백수련역을 맡아 새로운
이미지를 선보인다.

''인간의 땅''은 일제시대에서 오늘에 이르는 질곡과 파란의 우리현대사를
한 가족을 통해 그린 작품.

멕시코농장노예와 공산혁명가로 상반된 인생을 살았던 김실단(92년말
104세로 작고)/금단 자매의 실제이야기를 극화한 것.

백수련은 남편과 김실단과의 애정회오리속에 운명적 이별을 맞는 비극적
여인이다.

"''사랑과 야망''에서의 은환역등 주로 개성이 강한 역할을 맡았었는데
그 이미지가 너무 오래 남아있는 것 같아요. 이제는 연기생활 13년의 중견
으로 접어든 만큼 차분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연기자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싶습니다"

원래 활달하고 명랑한 성격이라는 김씨는 "그렇지만 어딘가에 희생을
감수하면서 살았던 ''과거 한국여자''의 속성이 내재돼 있어 이 역할을 잘
소화해낼 것 같다"고 밝힌다.

내년 개봉예정인 영화 ''애니깽''에서 맡은 역 역시 인고의 여인이다.

동포노예들의 멕시코탈출을 도우면서 설움을 잊는 역할.

"45도가 넘는 더위는 정말 살인적이었지요. 하지만 고생한 만큼 보람도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김씨는 "새로운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오래 기억되면서도 식상함을 주지
않는, 항상 노력하는 연기자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좋은 사람 만나면 언제든 결혼하겠다"는 김씨는 "여건이 닿는다면 평소
배우고 싶은 인테리어 공부를 하겠다"고 밝힌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