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메이커와 이들로부터 철근을 사다쓰는 건설업계가 대금결제조건을 둘
러싸고 팽팽한 삿바싸움을 벌이고있다. 건설업계가 결제조건을 현행 90일
선어음제에서 후불제로 바꾸어주도록 강력히 요구하고있는데 비해 철강업
계는 선어음을 주지않으면 물량을 공급할 수없다며 수용불가를 천명,거래
중단사태까지 벌어지고있다.

건설업계는 지난1일 건설업체 자재구매담당자들의 모임인 건자회를 통해
철근의 대금결제조건을 후불제로 환원해주도록 철근메이커들에게 공식요청
했다.

건설경기의 부진으로 철근이 남아돌고있는만큼 막대한 금융비용부담을 떠
안으면서까지 철근을 구매할 수는 없다게 건설업계의 입장이다.

건설업계는 특히 올림픽특수와 주택2백만호건설로 철근공급이 크게 달렸던
지난88년에는 선급금을 예치하지않았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공급을 중단하
는등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지적,이번에 철근메이커들
의 거래관행을 바꾸어놓겠다는 자세를 보이고있다.

그러나 철근메이커들의 대응도 건설업계 못지않게 강경하다.철근메이커들
은 고철가격의 상승등으로 채산성이 악화,부도가 발생하는등 심각한 어려움
을 겪고있어 비용부담요인이 되는 후불제는 절대 받아들일 수없다는 입장이
다.

철근메이커들은 또 손실을 감내하면서까지 채산성이 높은 수출을 자제,내
수공급을 확대해왔는데 이제와서 공급과잉을 이유로 결제조건의 변경을 요
구하는 건설업계의 요구는 상거래관행상 있을 수없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시황변화에 따른 입장의 차이가 갈등의 배경인 셈인데 선금을 주고는 살수
없다는 건설업계의 주장과 선금을 받지않고는 물건을 팔수없다는 철근메이
커의 입장이 맞서면서 이달들어서는 거래마져 중단되고있는 것으로 전해지
고있다.

시황변화가 갈등의 원인인마큼 승패도 장차의 철근수요,특히 하반기 건설
성수기인 9~10월중의 철근수요 신장여부와 양업계의 자금사정이 승패를 결
정하게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