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체신과학기술위원회는 최근 대덕연구단지의 11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돌며 기관장들로부터 업무현황 보고를 받았다. 이에앞서 이영덕국무총리도
대덕 과학기술원에서 연구단지의 연구자들과 "첨단과학기술진흥을 위한
좌담회"를 가졌다.

이두차례의 행사는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는 과학기술인들의 애로를 정책
입안자들이 청취하기 위한 자리였다는데 의미가 있다. 연구원들이 털어
놓은 고민과 애로사항을 짚어본다.

출연연구소측 급여수준이 기업연구소에 비해 지나치게 낮아 연구의욕의
저하가 큰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또 연구할 사람이 부족한것도 해결해야
할 현안이며 예산의 안정적지원이 제대로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항공우주연구소의 이주진연구원은 좌담회에서 "80년대부터 출연연구소
연구원들의 처우가 악화됐다"며 임금수준이 기업의 70%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갈수록 연구원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명세 표준과학연구원장도 현황보고 자리에서 "연구원의 급여가 낮아
고급연구인력의 이직현상이 심각할 정도"라며 이직방지를 위한 사기
진착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좌담회에 참석했던 김동현시스템공학연구소 연구원은 "연구인력 부족으로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 연구가 제대로 수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특례보충역
활용등 인력부족을 해결할 근본적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상기 기계연구원장은 "21세기에 선진 연구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문화 발전계획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연구인력 확충을 위한
예산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홍재학 항공우주연구소장도 "지난89년 설립당시 올해까지 확보키로한
연구인력이 4백60명이었으나 현재 1백61명에 그치고 있다"며 인력확충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중형과학로켓개발등 수행해야할 국가대형연구개발사업이 크게 늘면서
인력수요도 급증하고 있어 인력부족이 심각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표준연의 정원장은 "80년대초부터 예산정원에 초과해 활동하는 인력
(가T/O)이 발생했다며 이들인력의 인건비를 자체수입에서 충당해야해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가T/O의 정원인정을 통해 최소연구인력만이라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길을 터줄 것을 체신과기위에 건의했다.

예산 지원과 관련,서기계연원장은 "인건비및 운영비를 자체조달하기위해
연구원들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인건비등 기본예산의 전액출연
지원을 건의했다.

강박광 화학연구소장은 예산의 안정적지원을 위한 일환으로 지금의
불합리한예산편성방식이 고쳐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과의 수탁연구에서 발생하는 운영비 자체수입의 경우 익년도
출연금운영비에서 차감하는 현재의 예산편성방식이 개선돼야한다"며
이의 시정을 강조했다.

한국과학재단의 박진호사무총장은 "기초과학 연구과제를 신청한 교수
가운데 30%만이 연구비를 지원받고 있다"며 기초과학연구사업 예산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심상철 한국과학기술원장은 내년부터 97년까지 총53억원을 들여 미래형
캠퍼스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으나 내년도 예산분(18억원신청)이
인정돼지 않아 차질을 빚게 됐다며 적극적인 예산지원을 요망했다.

대덕연구단지의 복지시설문제도 현안으로 제기됐다.

임용규원자력안전기술원장은"우수한 연구진확보와 안정된 연구환경조성이
연구생산성을 높이는 중요한열쇠"라며 연구자 연금제도,세제혜택,단지내
복지시설확충등에 관심을 가져달라고말했다.

과기처는 이같은 연구현장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경제기획원등 관계부처와
활발한 협의를 통해 연구원의 애로타개및 연구활성화에 적극성을 보여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오광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