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세 일 저 <한경 서평위원회선정>

경제학이란 인간행위의 여러가지 측면중 특수한 측면, 즉 인간행위의
경제적 측면을 분석하고 진단하고 처방하는 하나의 이론적 틀이다.

경제학의 영역 또는 범위를 어떻게 잡느냐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최근에
경제학자들은 다른 사회과학에서 다뤄왔던 많은 분야들을 경제학의 영역
에로 영입함으로써 인간행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넓혀주는 동시에
때로는 다른 사회과학에서 도출된 오류를 바로잡아 주기도 한다.

경제학의 영역확대 현상때문에 시카고대학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스티글러 교수는 경제학을 제국주의적 과학(imperial science)이라고
하였다.

경제학의 영역확대는 환경경제학,이혼경제학,범죄경제학,자살경제학,
자식생산경제학,정치경제학(공공선택이론),법경제학등과 같은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하나 유용성이 매우 크고 외국의 경우 독립된 학문으로 체제를
완벽히 갖춘 새로운 분야를 탄생시켰다.

법경제학은 우리에게 그다지 익숙하지 않으며 일부사람들은 경제법학과
혼동할 가능성도 있다.

법경제학은 재산권 계약 불법행위등과 같은 전통적인 법학의 대상을
경제학적 방법론으로 분석하는데 비해 경제법학은 각종 법중 경제와
관련된 법만을 다루는 학문이다.

서울대법대교수인 저자가 펴낸 이 책은 법경제학 관련 국내 최초의
저술이라는 점에서는 물론이고 책 내용의 충실함에서 평상시 저자의
연구활동을 곁에서 지켜보는 동학, 후학의 귀감이 되는 역작이다.

이 책은 모두 9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편은 법경제학 역사및 기초
이론을 다루고 있다.

법경제학의 핵심적 내용은 제2편 재산권제도, 제3편 계약편, 그리고
제4편 불법행위등에서 다뤄지고 있는데 저자 특유의 통찰력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

제5편의 형법및 형사정책,제6편 노동법,제7편 회사법,제8편 독점규제법
그리고 제9편 법과 공공선택이론등도 각 주제들에 대한 단순한 소개에
끝나지 않고 최근의 이론적 성과들을 철저히 섭렵한후 저자 특유의
분석력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

선진제국에서 크게 번창하고 있는 법경제학 관련 연구를 살펴볼때
우리나라에서의 연구는 부족하다 못해 창피한 상태이다.

문민정부 이전부터 지난 수년간 우리는 개혁의 시대에 살고 있다. 개혁의
방향과 내용 그리고 절차와 방법에 대한 구체적 검토가 선행되지 않고
개혁이 추진되어 필요이상의 대가를 치르거나 부작용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개혁둔감증에 걸려 있다.

경제학도들이 법이론을 생각하고 법학도들이 경제이론을 생각하여 학문적
통합성을 이룬다는 목적에서가 아니고 현실의 개혁이 경제질서와 법질서의
상호작용과 밀접히 관련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때 오늘날 우리 사회에
개혁을 주창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정독함으로써 많은 시사를 받으리라
확신한다. (박영사간)

최 광 <한국외국어대 경제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