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그룹이 비바백화점등 보유부동산의 공매를 성업공사에 의뢰하는등
지난92년8월 채권은행단에 제시한 자구계획을 하나하나 이행해감에 따라
이를 바탕으로 재도약할 수있을지 관심이 쏠리고있다.

삼미그룹은 채권은행단에 자구계획을 제시,긴급대출을 끌어냄으로써
단자사들의 대출금회수및 신규대출중단에 따른 위기를 넘긴이후 해마다
그룹의 규모를 줄여왔다.

빚을 갚기위해 3.1빌딩에 이어 방배동사옥을 팔고 삼미금속의 진주공장
용지와 함안 파수공장도 다른 기업에 넘겼다. 지분매각및 흡수합병을
통해 계열사수도 14개에서 8개로 축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미그룹은 지난92년이후 연례행사처럼 해마다
"부도설"에 시달렸다. 특히 작년에는 악성루머를 진정시키기위해
자금당담임원이 증권거래소를 방문, 회사상황을 설명해야하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삼미가 부동산매각을 서두르는 것도 부채를 조금이라도 빨리 상환, 빚을
내 빚을 갚는 악순환에서 벗어나기위해서다. 과연 삼미그룹은 예전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관건은 특수강경기다. 삼미의 쇠퇴는 캐나다 현지법인인 삼미아틀라스의
인수와 뒤이은 특수강경기의 침체에서 비롯됐다. 막대한 자금을 동원해
해외기업을 인수하고 삼미특수강의 설비를 확장했으나 곧바로 특수강경기
가 쇠퇴,원금상환은 커녕 이자를 갚기도 어려운 상황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삼미특수강의 부채비율이 91년 2백68%에서 93년 7백32%로 높아졌다는
사실에서 알수있듯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따라서 해법도 특수강
경기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삼미그룹 스스로는 일단 햇살이 비치고있다고 자평한다. 작년하반기부터
특수강경기가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삼미는 특수강의 경기회복으로 주력기업인 삼미특수강의 매출이 상반기중
3천6백6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 증가했다고 밝히고있다. 판매가격
인상으로 채산성도 나아졌다.

한번 불붙으면 뜨겁게 타오르는 장치산업의 특성상 현재와 같은 특수강
경기가 향후 3-4년만 지속되면 빚을 털고 일어설 수있다고 삼미그룹은
자신한다.

삼미는 이와함께 삼미아틀라스에도 큰 기대를 걸고있다. 특수강경기의
호전으로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할 전망인데다 캐나다증시상장이 추진되고
있어 신규주식발행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삼미는 아틀라스공장이 1백30억원,알텍공장이 5억원의 경상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이같은 영업실적의 호전을 바탕으로 올해말이나 내년초에는
캐나다증시에 상장시킨다는 방침을 세워놓고있다. 삼미는 지난달
채권은행단관계자들을 캐나다현지로 초청해 이같은 현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부채규모다. 삼미특수강의 부채만해도 작년말 현재
1조9백46억원에 달하고있다. (주)삼미의 4천3백53억원과 다른 계열사의
부채를 합치면 그룹총부채는 1조5천억원을 넘는다. 게다가 특수강은
작년보다는 줄더라도 올해에도 상당규모의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물론 올해에는 만기도래 회사채의 규모가 특수강 1천1백60억원(작년
1천8백26억원),(주)삼미 3백25억원(6백억원)으로 크게 줄어 사채상환에
따른 압박은 작년보다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또 기존의 사채를 상환부담이 거의없는 전환사채를 점차 대체하고있어
사채상환에 따르는 자금압박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삼미는 밝힌다.

특수강이 올들어 10건 1천90억원,(주)삼미는 3건 2백75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사채상환자금이나 운영자금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1천억원이 넘는 금융비용을,그것도 흑자를 내지못하는 상황에서
감당하기란 결코 만만치않다는게 업계나 금융가의 관측이다. 삼미그룹의
금융비용은 92년 1천3백15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천5백16억원으로
늘어났다.

따라서 삼미그룹의 재기여부는 특수강경기가 이같은 금융비용을 해소할
수있을 정도로 뻗어주느냐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이희주기자>